이란은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보도한 미국 CNN방송의 자국내 취재를 금지했다고 미국 언론이 이란 문화부 성명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CNN방송은 지난 14일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기자회견 동시 통역을 통해 "우리는 모든 나라가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됐다고 믿으며, 서방은 우리의 핵무기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사용한 이란어 단어는 '무기'가 아니라 '기술' 또는 '에너지'로, 이란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핵폭탄이 아니라 핵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한 것이었다.
이란 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직업윤리를 거슬렀던 CNN의 과거 행태와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 왜곡을 감안해, CNN기자들의 테헤란 내 활동을 중단시키고 CNN기자들의 이란 입국을 일절 불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부 대변인은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CNN의 이란내 활동이 금지된다"며 "그들의 향후 이란 보도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수년 전 이란 젊은이들이 복장과 남녀 합석 금지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갖는 장면을 방송한 문제 등 때문에 테헤란 주재 기자를 두지 못하고 있으며 이란계인 크리스티안 아만포 국제보도 담당 수석기자가 현지에 일시 체류 중이다.
그러나 아만포 기자에게 입국 비자가 발급됐다는 자체만으로도 일부 강경파 신문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됐으며 여성인 아만포 기자가 머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비난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만포 기자는 17일 테헤란을 떠날 예정이며, 이번 조치는 이란 내 CNN방송 현지 기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문화부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CNN은 이란의 취재 금지 조치에 "매우 실망했다"고 16일 밝혔다.
CNN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통역상의 실수로 '이란이 핵 에너지에 대한 권리가 있으며, 문명국은 핵무기가 필요없다'는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연설을 '이란에 핵무기 제조권리가 있다'라고 잘못 인용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니겔 프리처드 CNN 대변인은 자사가 이 같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이란 정부와 유엔 주재 이란 대사에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해 4월에는 알 자지라 아랍어 위성방송이 이란 남서부 아랍계와 치안병력 간의 충돌을 보도하면서 인종 갈등을 부추겼다며 이 방송의 이란 내 취재를 금지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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