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 버스가 16년 만에 공동배차제에서 개별노선제로 버스노선 운행 시스템이 바뀐다. 지난 97년 전면개편 이후 다시 대대적으로 이뤄진 이번 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에서 대구시는 버스운행의 효율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중복노선과 장거리 노선, 굴곡 노선 등 비효율적이라 지적됐던 노선이 정비됐고, 버스와 지하철의 상호 보완성이 감안됐다는 것.
배차간격이 줄어들고 오지 지역 운행이 하루 평균 3.9회로 증가하는 등 대중교통 이용이 훨씬 편리해진다고 시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환승 구간이 크게 늘어난 데다 갈아타기를 기피하는 시민들의 성향 때문에 새 노선이 자리 잡기까지 진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달라지나
간선과 지선으로 구분돼 있던 기존 버스노선이 급행 간선과 순환선, 간선과 지선 등 4개 기능별로 세분화된다.
급행간선의 신설은 가장 큰 특징. 급행간선은 대구 도심을 통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8개 방사축 가운데 지하철 1, 2호선 구간을 제외한 6개 축을 오가는 도심 고속 노선이다.
승강장 간격을 1.5~2㎞로 유지하고 급행 간선 버스 전용 승강장을 기존 노선의 36~38% 정도로 새로 설치, 노선별 운행 시간을 10~20분 정도 앞당겼다.
급행1은 성서~동화사(승강장 25개)구간, 급행2는 칠곡3지구~가창(승강장 21개), 급행3은 칠곡 동명~범물(승강장 20개)을 오갈 예정.
요금은 현행 좌석버스와 같은 1천300원이며 배차간격은 10분이다. 대구시는 DGIST와 테크노폴리스, 구지산업단지 조성 등 주변여건이 변할 경우, 현풍~동대구 축을 오가는 급행간선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순환선은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 인접 생활권을 연계한 노선.
2, 3차 순환선으로 구분되며 검단동과 동대구역, 원대 오거리를 원형으로 도는 순환 2(시계방향), 순환 2-1(반시계 방향), 범물동~북부정류장, 남부정류장 등을 경유하는 순환 3(시계방향), 순환 3-1(반시계 방향) 등 4개 노선이다. 배차 간격은 11.2분.
이 밖에 부도심을 연결하는 간선 64개 노선(배차 간격 10분)과 학군, 상권, 관공서 등 생활권과 지하철, 간선을 잇는 지선 30개 노선(배차 간격 12.8분)이 운행된다.
한편 버스 운행대수는 1천561대로 158대가 줄었고, 기존 좌석버스 159대가 일반으로 전환돼 좌석 노선은 현행 21개 노선 480대에서 15개 노선 321대로 줄어든다.
대구시는 또 오전 7~11시(4시간)와 오후 4시 30분~9시 30분(5시간) 등 이용객이 많은 9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대에는 버스배차를 20%가량 줄이는 탄력배차를 시행키로 했다. 이 시간대에는 배차 간격이 평균 12.9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지난 1990년부터 유지해온 공동배차제가 16년 만에 개별노선전담제로 전환되는 등 대구 시내버스 운영의 큰 틀도 바뀐다. 공동배차제는 노선별 수익금의 차이로 인해 버스 회사들이 과당경쟁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 그러나 공차 거리가 길어지고 운전기사들이 전체 노선을 운행해야돼 노선 숙지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대구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 회사 간 과당 경쟁이 사라져 개별노선 전담제를 도입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위 황금노선이나 적자노선 관계 없이 준공영제가 실시될 경우 두 노선이 모두 비슷한 수준의 적정이윤이 이뤄지도록 하기 때문에 노선싸움은 없을 것으로 대구시는 전망하고 있다.
◆새 번호 체계와 환승 요금
급행 간선과 순환선의 경우 '급행'이나 '순환' 뒤에 축별 고유 번호인 '1, 2, 3' 등이 붙는다. 지선의 경우 '성서2, 가창1' 등 생활권역의 지명 뒤에 고유번호가 붙는 방식.
간선은 현재처럼 출발지와 경유지, 도착지 권역별로 세 자리를 부여하는 방식이 그대로 사용된다. 중·남구는 0, 동구 1, 서구 2, 북구 3, 수성구 4, 성서 5, 월배 6, 칠곡 7, 안심 8, 시지 9 등이다.
시내버스 행선판은 기존 행선판보다 크기가 커지고 색깔도 다양해졌다. 전면 도장을 하는 대신 4가지 기능별로 색을 달리해 부착할 예정. 급행 간선은 적색 계통이며 간선은 푸른색, 지선은 노란색, 순환선은 녹색 계통이다.
요금은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환승요금이 무료 및 할인된다. 버스는 최초 버스를 타고 1시간 이내, 지하철은 최초 지하철에서 내린 후 30분 이내에 환승해야 무료 및 할인혜택이 적용된다.
좌석버스에서 일반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탈 경우나 일반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갈아탈 때에는 무료.
그러나 일반버스에서 좌석버스로 갈아타거나 지하철에서 좌석버스로 환승하면 차액을 내야한다. '교통카드 무료환승' 스티커가 붙어 있는 대구 시내버스만 가능하며 현금으로 요금을 내거나 경북지역 버스를 탈 경우에는 환승요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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