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견딜 만해요."
부모님의 나라에서 병영체험을 하기 위해 호주에서 먼 길을 날아온 교포 2세 14명이 해병대 겨울캠프가 열리고 있는 포항 도구해안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교포 2세들은 17일 해병대 훈련의 꽃인 KAAV(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와 IBS(상륙용 고무보트) 탑승 훈련을 받으며 잠깐이지만 '귀신잡는 해병'으로 거듭나기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KAAV를 타고 바다에 들어간 2세들은 넘실대는 파도에 심한 멀미를 겪기도 했지만 한 사람도 낙오자 없이 상륙작전에 성공했다. 이어 오후부터 시작된 IBS 훈련에는 105kg인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내리는 동안 목과 팔이 빠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또 바다에 나가 직접 노를 저어 해안에 상륙하는 동안 파도에 옷이 흠뻑 젖어 추위에 떨기도 했지만 힘든 훈련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얼굴에는 오히려 자신감이 가득했다.
아버지가 호주 해병전우회장인 양안나(17) 양은 "자랑스런 해병의 딸이기에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훈련생 대표를 맡고 있는 강대건(16) 군은 "처음엔 긴장했는데 친구들과 열심히 훈련을 받으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일체감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캠프를 마치고 호주로 돌아가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캠프참가를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만족해 했다.
강 군은 나중에 고국에 돌아와 공군으로 지원, 근무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어머니의 권유로 캠프에 참가한 윤동욱(15) 군은 "훈련 뒤에 먹는 짬밥이 너무 맛있어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먹는다"면서 "앞으로 음식으로 어머니께 투정부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훈련을 맡은 교육대장 정일권 대위는 "훈련기간 동안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만 캠프를 통해 우리말과 고국에 대한 애국심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사진: 호주 교포 2세들이 105kg에 달하는 IBS를 머리에 이고 힘겨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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