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核평화해결 천명…6자회담 재개 탄력

북중 정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가진 만찬과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 의지를 재차 확인해 차기 6자회담 재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8일 김 위원장 귀국과 동시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비공식 방중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대화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이러한 메시지는 위폐 논란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대북 금융제재 공방으로 북미 간에 날 선 대립이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6자회담의 추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제4차 6자회담에서 이룩된 공동성명을 이행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작년 11월 5차 1단계 회담 이후 장기 교착상태로 들어간 북핵 해결구도가 방향전환의 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6자회담 과정에 조성된 난관"을 거론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실상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음을 비쳐 차기 6자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될지 여부는 이와 관련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5차 1단계 회담 이후 2개월여 만에 이날 베이징에서 전격 회동한 결과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이날 회동에서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난관'인 위폐 및 금융제재 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이나, 현재로선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회동이 북미 간에 '결정'의 자리이기보다는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탐색'의 자리였을 공산이 컸다는 점에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 내부의 심사숙고 절차를 거쳐야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관심은 위폐문제를 푸는 핵심고리라고 할 수 있는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에 대해 북미 양측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힐-김계관 회동에 앞선 사전 협의를 통해 한중 양국은 북미 양측에 서로 '체면'을 살리는 선에서 BDA 사건을 마무리짓고 차기 6자회담을 속개하자는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위폐 및 금융제재 문제와 관련, 북한은 정치적인 해결을 주장한 데 대해 미국은 북핵과 위폐문제는 별개라며 '그럴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왔다는 점에서 이날 회동이 기존 입장을 확인한 채 '무위'로 끝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미측은 힐-김계관 회동 결과에 대해 내부 숙의를 거쳐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의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서 '정리된' 입장을 비칠 것으로 보여 전략대화 이후 차기 6자회담 재개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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