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빈 라덴 육성 테이프 방송

이라크 美軍 철수 전제 休戰 제안… "새로운 공격 준비" 테러 경고도

알 자지라 방송은 19일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것으로 보이는 오디오 테이프를 입수했다면서 미국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담긴 이 테이프를 방영했다.

이 테이프 속 목소리는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그것(새로운 공격)을 보게 될 것이다. 유럽에서 일어난 최근의 다른 공격들에서 보았듯이 이라크만이 유일한 전쟁터는 아니다"고 위협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강화된 보안조치가 미국에 대한 알 카에다의 공격을 막은 것은 아니라면서 알 카에다는 지금까지의 시간을 다른 공격을 위한 준비시간으로 삼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철군 여론을 지적하면서 "내가 말해온 바에 기초할 때 무슬림과 그들의 땅에서 싸우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 공정하고 장기적인 휴전을 제의하는 것을 우리는 꺼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의 돈을 전쟁의 상인들에게 헛되이 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이 같은 해법에 치욕은 없으며 전쟁상인들이 이 휴전의 유일한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군의 철군은 몇 가지 '조건'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라고 말해 미군 철군이 장기적인 휴전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지만 나머지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는 상태이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적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철군에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현실은 미국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전쟁이 그(부시)의 주장처럼 이라크로 제한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라크가 중력점과 숙련된 전사(무자히딘) 모집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지난 2004년 4월 공개한 육성메시지를 통해 유럽에 대해 휴전을 제의한 적은 있으나 미국을 상대로 휴전을 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테러 전문가들은 미국과 동맹국을 이간시키고 이라크 파병국의 철군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 자지라 방송은 테이프 입수 경위와 빈 라덴의 육성 진위에 대한 자체검증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 테이프가 지난달 녹음된 것이라고만 밝혔다. 빈 라덴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이라크 내 알 카에다 지휘관으로 임명한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며 9·11 테러 이후 가장 긴 공백 끝에 나온 것이다.

두바이·카이로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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