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여일 만에 500만 명의 관객 기록을 세우면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성공이 결국 농촌지역에서의 상영금지로 이어졌다. 의성과 성주 등에서 19~21일 상영예정이던 '왕의 남자'는 영화제작사의 이의제기로 전격 취소됐다. 이는 영화제작사가 배급사에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서 상영불가를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의성 문화체육관리사업소는 19일 '왕의 남자'를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필름 공급계약을 맺은 대구의 ㅈ영상이 갑자기 상영불가를 통보, 다른 외화로 바꿔 상영했다.
이와 관련 대구 ㅈ영상 측은 "영화제작사의 이의 제기로 상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성군의 홍보에 따라 수십 리 길을 마다하고 문화회관을 찾은 주민들은 실망과 함께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학진(67·의성군 금성면 하2리) 씨는 "요즘 최고의 화제인 왕의 남자를 의성에서도 볼 수 있어 큰 기대를 했다"며 "농촌지역 주민들은 영화 볼 자격도 없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의성군문화체육사업소 권영환 소장은 "농촌지역 주민들의 문화욕구 해소 차원에서 어렵게 계약해 상영키로 했으나 뜻하지 않게 영화제작사의 반대로 상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 21일 이틀 동안 '왕의 남자'를 상영키로 했던 성주군도 '왕의 남자' 상영불가 통보를 받고 군청 홈페이지와 전단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긴급히 영화 상영 무기연기 사실을 알렸다.
성주문예회관 하경미 기획운영담당은 "현수막 및 전단지·우편발송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주민들에게 홍보했는데 갑작스런 상영취소로 당황스럽다"며 "그동안 다른 영화를 상영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 박대종(45·성주읍) 씨는 "그동안 대도시에 가지 않고도 최신 흥행작을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농촌의 문화환경을 고려해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빨리 볼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성주·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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