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28일. 다이어리를 뒤져서 그 날의 일기를 찾아봤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분 꽝!'이란 얘기밖에 없는 거 있지? 내가 생각했던 사람과 너무 달라서 실망을 무지무지 컸단 얘기지.
하지만 사람을 한번보고 어떻게 아느냐는 주위사람들의 만류에 딱 3번만 만나 보자는게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네. 이렇게 많은 시간을 오빠와 보낸 지금은 결코 '봉'을 잡은 건 오빠가 아닌 '나'라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
24살에서 27살이 되어버린 나에게 아직까지도 처음처럼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는 오빠의 바램이 늘 고맙기만 해. 항상 건강한 생각과 밝은 모습 그리고 당당하고 인정받은 모습까지 모두가 내가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 알고 있지?
이제껏 표현 못했지만 내가 남자친구를 무지 자랑스러워 한다는 거 이 글을 통해 처음 밝혀. 5살이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는 내 행동과 생각들 이해해줘서 너무 고마워.
'봉' 잡은 걸(Girl) 전경숙(27.여.대구 달성군 화원읍)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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