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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위대한 만남

위대한 만남 / 오쇼 지음 / 손민규 옮김 / 비전코리아 펴냄

"진정 위대한 스승은 어떤 사람들인가?"

누군가 갑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추측컨대 대부분은 시간을 뒤로 돌려 역사에서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골몰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도의 현대 철학가 오쇼 라즈니쉬는 "진정 위대한 사람은 역사에 자신을 남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며 그 일이 괜한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역사가 아는 것은 갈등뿐이다. 인간의 역사가 아는 것은 악행뿐이다. 인간의 역사가 아는 것은 미친 사람뿐이다." 오쇼는 인간의 역사란 전적으로 쓸모 없는 것들뿐이라고 단언한다. 역사는 뭔가가 잘못 되었을 때만 기록하고 물 흐르듯 모든 일이 잘 될 때는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성경이 없었더라면 예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는 예수와 같은 존재들이 많았지만 역사는 그들의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역사는 대신 칭기즈 칸, 티무르, 나디르 샤, 알렉산더, 나폴레옹 등과 같은 정복자들을 언급한다. 오셔는 이를 개탄스럽게 여기며 이들이야말로 "인류의 진화와 성장을 가로막았던 암적인 존재"라는 독설을 내뿜는다.

역사에 남아있는 인물들은 타인의 삶을 유린하고 그 깊은 상처로서 자신의 이름을 남긴 것이라고 오셔는 말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진정한 스승은 어떤 사람들인가.

오셔는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그리고 인생에 소중한 가르침을 준 20명의 스승들을 '위대한 만남'을 통해 소개한다.

여기에는 보디달마, 고타마 붓다, 치요노, 장자, 예수, 노자, 니체,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등 시간적으로는 온 인류 역사를, 공간적으로는 전 세계를 넘나들며 인도의 부처들, 그리스의 철학가, 유럽의 사상가와 같은 인물을 포함한다.

그러나 바라보는 시각은 역사책과 조금 다르다. 오쇼는 날카로운 해석으로 이들이 왜 진정 위대한 스승인지를 알려준다.

"진정 위대한 사람은 역사에 자신을 남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 예수를 신으로 만든 것은 예수 자신이 아니라 후대의 기독교인들이었다."

예수의 역사적 실존이 의심받고 크리슈나와 노자, 자라투스트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은 그들이 시간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 내면의 삶을 살다갔다. 외부로 도드라지게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인류의 의식을 변화시켰다. 그들은 의식 속에서 살면서 인간의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 속에서 살다 간 이 위대한 사람들에게 흐르는 공통된 하나의 생각은 바로 인간답게 사는 것. 오쇼는 이들 20명의 스승들의 독특한 사상과 그들에 얽힌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익숙지 않은,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원하지만 만족할 수 없고, 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만나는 다리를 놓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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