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포르투갈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우파 후보인 아니발 카바코 실바(66) 전(前) 총리가 당선됐다. 공식 개표 결과 카바코 실바 후보는 50.6%의 득표율을 기록, 20.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좌파 후보 마누엘 알레그레를 멀찍이 따돌렸다. 이번 대선에는 좌파 진영에서 모두 5명이 출마했다. 유권자가 900여만 명인 가운데 투표율은 62.6%로 집계됐다.
카바코 실바 전 총리는 득표율 50%를 넘겨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1974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좌파 외의 진영에서 배출된 대통령이 됐다. 우파 정당들인 사회민주당과 민중당의 지지를 받은 그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이미 당선이 예상됐고 선거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이 대통령 중심제를 가미한 내각책임제를 채택 중인 만큼 카바코 실바 당선자는 실제 행정집행 권한은 없지만 의회 해산과 법률안 거부권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개혁주의자인 카바코 실바의 당선으로 포르투갈은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경제개혁에 중요한 모멘텀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좌파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 앞에 놓인 과업이 결코 작지 않다. 길고도 벅찬 여정이 앞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해 2월 총선에서 승리한 사회당의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정부가 이끌고 있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정치 안정을 위해 신임 대통령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화답했다. 카바코 실바 당선자는 대외적으로 유럽연합(EU)의 통합을 강화하고 국제 분쟁에서 유엔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는 등 현 정부와 노선을 같이하고 있다.
경제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경제학자인 그는 1985~1995년 총리직을 연임하면서 연평균 5%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경제를 활성화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그러나 지난 5년간 침체를 겪어온 경제를 되살리고 급속한 개혁에 반대하는 좌파 진영과 노동계의 반발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바코 실바 대통령 당선자는 사회당 소속 현 조르제 삼파이오 대통령에 이어 3월 9일 취임한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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