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구 동구 신천동 국제라이온스협회 355-C(대구)지구 본부 사무실. 이날에만 협회 회원 215명(제5지역 소속 15개 클럽)의 사후 각막 기증 서약서가 사무실에 가득 쌓였다. 여섯 달 전부터 각막기증 캠페인을 벌여 온 서울 강남지구가 아직까지 157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김영곤 5지역 부총재는 "90%가 넘는 회원들이 추가로 기증서약을 고려 중"이라면서 "이번 캠페인이 대구시민 전체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는 회원 187명과 일반 시민 28명이 각막 기증을 서약했다. 라이온스협회 무궁화클럽 박원범(66) 회장은 부인과 아들, 두 딸 등 가족 모두 사후 각막 기증에 동참했다. 각막뿐만 아니다. 장기와 시신, 조직, 골수, 신장 등 모든 것을 아낌없이 사후에 기증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박씨는 "죽어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육신인데, 다른 사람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매일신문과 국제라이온스협회 355-C 지구가 '각막 기증 캠페인'을 시작한 지 지난 21일로 20일이 지났다. '새 빛, 새 생명, 새 희망'이란 슬로건을 내건 이 운동에 벌써 424명의 라이온스 회원들과 29명의 대구·경북민이 동참을 서약했다.
'닫힌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대구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에는 지역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이 앞장서고 있다.
김광원·김성조·김재원·이명규·이인기·주성영·주호영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범일 대구정무부시장, 정장식 포항시장, 이동구 대구의료원장, 박인수 영남대법대 교수, 문신자 대구여협 회장 등 각계 지도층이 대거 참여했다.
이 운동을 이끄는 정재천 355-C지구 총재는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는 대구·경북을 '장기 기증의 무풍지대'로 생각해 온 터라 많은 난관을 예상했지만 뜻밖의 성원에 깜짝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장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6개월 내 5만 명 서약을 일궈낸 뒤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대구시민 30%의 동참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 장기기증 서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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