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鄕土검사제' 필요하다

가족 서울 두고 나홀로 근무…지역실정 파악 어려워

검사장급을 비롯한 검찰 간부와 평검사들의 대규모 인사철을 앞두고 검찰 내부에서도 법원의 '지역법관제'처럼 '지역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통상 검찰인사는 평검사들의 경우 재경 지검 1년, 지방근무 2년이며 부장검사로 승진하면 지청 부장, 지검부장을 거쳐 수도권 지검 부장으로 순환 근무를 한다.

하지만 법무부나 대검찰청, 서울 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하는 것이 승진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검사들은 거의 예외없이 서울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지방에 발령을 받아도 서울로 돌아갈 때에 대비, 가족들이 함께 이사하지 않고 혼자 사택에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검찰에선 월요일 아침 근무지로 내려 왔다가 금요일 저녁 서울로 올라가는 근무 형태가 굳어져 있다.

대구지검에는 80여 명의 검사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대구 연고의 검사라 해도 가족과 함께 대구에 거주하는 검사는 몇 손가락에 불과하다. 때문에 검사들이 지역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융통성 있는 법 집행도 어렵다는 것.

한 간부 검사는 "검사가 지역 토호세력 및 범죄집단과 유착되지 않으려면 순환 근무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지방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은 (희망지에서) 근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 당연히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이 전제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검사도 "공안, 특수, 마약·조직범죄 사건의 경우 검사들이 지역실정을 꿰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인사시스템으론 그렇지 못하다"며 "법무부 차원에서 지역검사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원의 경우, 대부분의 법관들이 지역법관을 희망하고 있다. 대법원이 지역법관이라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전혀 주지 않고 있기 때문. 지역법관을 장려해 오히려 단독판사만 되면 재경법원 근무 희망자보다 지역법관 희망자가 더 많은 실정이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지만 지역실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들도 있어 나름대로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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