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발생이 대구시내에서도 지역별로 뚜렷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범죄발생율은 아파트 숫자와 반비례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단독주택이나 원룸 비율이 높은 중구·남구·서구 등에서의 범죄발생 빈도가 높아 지역특성에 맞는 경찰력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대구경찰청이 지난해 대구시내 각 구(區)별 범죄발생 현황을 집계한 결과, 수성구는 인구 1인당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율이 0.89%에 불과, 사실상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통계적으로는 달성군(0.43%)이 더 낮았지만 달성군의 상당 부분이 아직 농촌인 것을 감안하면 수성구가 대구에서 가장 '안전한 지대'임이 확인된 셈이다.
살인사건만 해도 수성구는 지난해 3건에 불과, 대구에서 가장 적었다. 중구는 인구 1인당 범죄발생 비율이 3.6%로 가장 높았다. 일선 형사들은 "백화점, 상가가 몰려 있고 유동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는 등 중구는 1인당 범죄 발생율이 가장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슬럼화가 진행돼 범죄 발생율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구 다음으로 ▷남구(1.2%) ▷동구(1.0%) ▷서구(0.933%) ▷북구(0.932%) ▷달서구(0.926%) 등의 순이었다. 중구에서는 주민 1명이 100일동안 3회 정도 범죄를 당할 가능성 있지만 수성구에서는 단 한번도 가능성이 낮다는 것.
계명대 경찰학부 허경미 교수는 "도시를 주류와 비주류 지역으로 나눌 때 빈곤한 비주류 지역에서 5대 범죄는 물론, 사소한 생계형 범죄가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이 범죄학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구의 경우, 최근 아파트가 늘지만 동대구역·고속버스 터미널 등 때문에 전통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범죄 발생 비율이 높다고 경찰은 풀이했다.
이에 따라 경찰력 운영체제도 이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의 순찰지구대 인원은 달서(성서 포함), 수성, 북부서가 330~350명선, 중부, 남부서가 180~190명선으로 관할면적, 인구, 5대 범죄 발생 건수, 112 신고 건수에 따라 지구대 인원을 배정하고 있다. 상주인구의 빈곤 정도, 원룸 및 단독주택 존재 여부 등 지역적 특성이 감안되지 않고 상주인구의 직종별 특성도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지난 해 달서구 감삼동 등 일대에선 과거에 없던 차량방화가 잇따랐고 중구, 수성지역에선 부동산, 재개발 관련 신종 범죄가 나타나는 추세지만 경찰 인력 배치는 전통적 방식을 따르고 있다. 허 교수는 "이제는 선진국처럼 인구사회학적 범죄 특성을 분석해 이를 치안 대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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