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정현희(23)씨는 지난해 소리바다 저작권 침해 가처분 결정이후 모 이동통신 음악파일 제공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요즘 다운로드받아 듣는 곡은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버즈), '언터처블'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빅4), '눈사람'(가비앤제이) 등. 공교롭게도 모두 디지털 싱글곡들로 온라인과 모바일 각종 차트 1위 및 상위권 차트에 올랐던 곡들이다.
정씨는 "불법 무료 음악 다운로드가 우리 대중음악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해 가급적 돈을 내고 음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돈을 내고 MP3플레이어, 휴대폰, PDA(개인휴대용 정보단말기) 등을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 없이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처럼 음악시장의 무게중심이 음반에서 음원(온라인 디지털)으로 옮겨오면서 음원시장이 커지고, 이에 따라 유료 음악포털사이트와 이동통신사, 음반제작업자간의 합종연횡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 싱글 가수군단=SG워너비, 김종국, 바이브, 엠투엠…. 빅4 콘서트를 겨냥, 지난해 디지털 싱글 앨범을 함께 출시한 가수들이다. 디지털 싱글앨범에 기성가수들이 이벤트성으로 뭉친 경우다. 가수 세븐은 디지털 싱글 '크레이지(Crazy)'로 20만 곡이 다운로드 되는 기록을 세운바 있다.
신인가수들의 디지털 싱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레몬트리, 가비앤제이, 스윗소로우 등은 노래실력을 갖춘 실력파들. 레몬트리는 1인밴드 형식의 싱어송라이터로 직접 작사, 작곡, 노래까지 해낸다. 남성 아카펠라 그룹 스윗소로우와 '여자 SG워너비'로 불리는 가비앤제이 역시 대중성을 디지털 싱글로 검증 받았다.
이들은 음반시장 불황으로 신인들에게 투자가 안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싱글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 디지털 싱글은 음반가공비, 재킷디자인 및 인쇄 등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큰 수익을 낸다는 점에서 앞으로 디지털 싱글 출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음원시장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음악 콘텐츠의 다양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과 달리 앨범 전체보다 디지털 싱글 노래 한 곡만 잘 만들면 된다는 풍조가 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컨텐츠 확보 선점 경쟁=디지털 저작권 보호장치가 마련되면서 디지털 음원시장의 수요가 수직상승하자 음반제작자들은 너도나도 디지털 싱글 발표를 준비중이다. 이동통신사 및 온라인 음악사이트와 음반제작사간의 손잡기도 대거 이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온라인 음악사이트는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고, 음반제작자는 유통망과 제작비가 필요하다는 공생관계 때문이다. 통신사는 디지털 시장이 성공모델이라는 확신 아래 싱글 제작비와 온라인 프로모션, 신곡발표회와 팬미팅 등 오프라인 프로모션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
음악사이트 역시 배너 광고 등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독점, 선공개에 나서며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하던 음반제작자들의 고정관념도 달라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진화된 음악환경 속에서 디지털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음반제작사 일각에서는 "노래가 좋으면 사랑 받는다는 당연한 진리를 이제는 모바일과 온라인 시험대에서 재확인 받고 있는 셈"이라며 "시장형성에는 아직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사진=레몬트리, 가비엔제이,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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