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의 제보 접수 이후 1년 반이 넘는 내사과정을 거친 끝에 본격 착수될 수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가 2004년 1월 윤씨와 관련한 비리첩보를 검찰에 이첩했다는 언론보도가나오자 서울중앙지검은 25일 윤씨의 로비의혹 사건 수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간의 경과를 소상히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에서 밝힌 대로 2004년 1월 6일 대검으로부터 윤씨와 관련된 첩보를 넘겨받아 특수2부에 배당, 내사에 들어갔다가 석 달 뒤인 4월 법조비리수사에 나선 특수3부에 관련 첩보를 넘겨줘 수사토록 했다.
특수3부는 법조비리 수사 과정에서 고검장 출신 K변호사의 사무장 H씨로부터 " 변호사사무실에서 H건설측과 윤상림씨 사이에 돈을 주고받은 것을 본 적있다"는 말을 듣긴 했으나 H씨가 곧 진술을 거부해 수사를 더는 진척시키지 못했다.
H씨는 다른 사건과 관련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기소됐고 윤씨에 관한 내사는 답보상태를 거듭한 끝에 같은 해 8월 다시 특수2부로 넘어왔다. 한달 뒤 이번에는 특수1부가 수자원공사 사장 고석구씨에게 H건설 등이 금품을건넨 비리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특수2부로부터 윤씨 사건을 다시 넘겨받았다.
특수1부는 H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실시했으나 윤씨와 관련한 단서를 찾지 못하는 바람에 제자리를 맴돌았다. 청와대로부터 비리첩보를 이첩 받은지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검찰은 작년 4월 김경수 부장검사가 특수2부장으로 발령받아 오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부임 후 미제사건을 정리하던 김 부장검사는 윤씨와 관련한 첩보 내용에 주목, 내사종결 처리를 하지 않고 있던 차에 같은 해 9월 대전지검으로부터 윤씨가 연루된전북지방경찰청의 '청탁수사' 첩보를 이송받았다.
이에 따라 김 부장검사는 두 건의 첩보를 서울중앙지검에 새로 배치된 문종렬검사에게 줘 수사토록 했고, 문 검사는 같은 해 10월 윤씨가 빈번히 출입하던 강원랜드를 전격 압수수색해 윤씨가 사용한 1천만원 이상 고액수표 830여장을 확보, 수사의 결정적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검찰은 이어 H건설이 윤씨에게 9억원을 제공키로 하고 작성했다는 '합의서'까지찾아내는 등 윤씨 비리와 관련한 증거와 진술 등을 차례로 확보해 11월 20일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고 돌아오는 윤씨를 김포공항에서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윤씨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인 2005년 12월 청와대로부터 윤씨관련 비리 4건을 추가로 넘겨받았으나 이중 1건은 이미 혐의가 확인된 H건설 관련비리였고 나머지 3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하남시의 개발사업 및 전직마사회장 윤모씨 관련 비리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이첩한 윤씨 관련 비리첩보는 모두 5건이 맞다. 그러나 2건의 첩보는 비슷한 내용이었다. 서울중앙지검내 특수부 3곳을 다 거쳐 수사가 본격화된 사건도 매우 드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