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성조 의원 출마소동 뒤 관계 어색해진 출마희망자들 '한숨'

구미시장 한나라 후보전 시끌

구미는 포항과 함께 경북의 경제 1번지이자 지난해 수도권 규제 완화 파동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곳이다.그래서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새 시장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얘기되고 있다. 그만큼 지역 정가의 관심도 높다.

이런 가운데 재선의 김성조(구미 갑) 국회의원이 구미시장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가 철회하는 '소동'을 겪은 뒤 출마희망자들 간 경쟁이 한층 심해지고 있다. '김성조 변수'는 김 의원의 출마 포기에도 불구하고 차기 구미시장 한나라당 후보 선출의 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마" 표명 당시=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구미시장 선거의 경우 김석호 경북도의원, 남유진 전 구미부시장, 윤영길 구미시의회 의장, 이종명 전 구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정보호 경북도의원, 채동익 구미시 경제통상실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는 상태다.

매일신문의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도 지지도가 특출나게 앞서는 후보가 없을 정도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곳이다.

한나라당 경북도당은 공천심사위원회의 여론조사 및 현장실사, 서류심사에서 출마희망자들 격차가 확연히 벌어지지 않을 경우 경선을 통해 당 공천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구미는 당 안팎에서 경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의 하나로 점쳐졌다. 또 구미지역 국회의원 2명 간에 공천 합의가 잘 안 돼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한 선례가 많았던 것도 경선 가능성이 큼을 뒷받침하고 있다.

◆출마 포기 이후=이런 상황에서 김성조 의원이 "출마"와 "불출마"를 거듭한 것은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우선 김 의원에 대한 '염려'가 많아졌다. 한 출마희망자는 '심판'과 '선수론'을 제기하며 향후 김 의원의 공천역할론을 경계했다. 이 희망자는 "심판이 선수로까지 뛴다고 난리더니, 다시 심판으로 돌아가 호루라기(공천을 지칭)를 불려고 한다"며 "다른 선수들은 물론 관중(시민)들도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출마희망자는 김 의원의 감정개입론을 염려했다. 이 희망자는 "김 의원이 출마와 불출마를 오가는 사이 출마희망자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골이 생겼다"며 "당 후보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국회의원이 냉정한 시각이 아닌, 감정을 갖고 후보 고르기에 나선다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조 의원이 출마와 불출마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과의 감정 대립이 경쟁 구도에 반영될 가능성도 없잖다는 것.

특히 김 의원이 구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히자 공·사석에서 노골적으로 김 의원의 출마를 반대해 김 의원과의 관계가 크게 소원해진 출마희망자도 생겨났다는 얘기다.

또 다른 한 출마희망자는 자신이 당 공천에 가장 가까운 인물임을 주변에 알려왔으나 김 의원 등장으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것을 지역 여론 주도층에 호소, 김 의원 측을 자극했다는 소문도 적잖다.따라서 김 의원의 역할이 어떻게 공천구도에 작용할지가 관심거리다.

한편 김 의원은 최근 구미시장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후보자가 많아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당 공천, 김 의원의 출마와 불출마를 번복하면서 생긴 감정의 골, 김 의원의 당 공천 역할 논란 등을 둘러싸고 상당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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