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립대학의 2006학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문제를 놓고 6∼12% 인상률을 내놓은 대학측과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하는 학생측이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연세대가 지난 5일 12% 인상을 일찌감치 확정해 주요 사립대 중 가장 먼저 등록금 갈등에 휩싸였고 서강대는 24일 학생측과 4차례 협의가 결렬되자 7.83% 인상안을확정했다. 이화여대는 6.8%, 건국대 6.4%, 한양대는 9.3% 인상안을 제시하고 학생 대표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이견폭을 좀체 좁히지 못한 채 학생들의 촛불집회, 점거농성, 서명운동 등이 이어지고 있다.
◇ '인상반대' 촛불집회·서명운동 =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30여명은 25일 오후교내 본관 앞에서 등록금 동결과 구조조정 반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날 학교측과 제4차 등록금책정위원회를 가졌으나 비디오촬영 문제로시비가 붙어 불과 5분만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건국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본관에서 열린 등록금협의회가 결렬되자 60여명이기획조정처장실을 점거했다. 앞서 건국대생 500여명은 23일 오후 7시 본관 앞에서 학교측이 제시한 등록금인상률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다음달 1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대규모 촛불집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12% 인상안 철회를 요구하며 수시 합격자를 위한 '예비대학' 에서 연단을 10여분간 점거, 등록금 투쟁에 대한 홍보활동을 벌였고 미니홈페이지등을 통해 서명도 받고 있다.
총학생회장 이성호(22)씨는 "학교는1천600여억원의 적립금을 쌓아 놓고도 한꺼번에 등록금을 12%(30∼50만원)나 올리는 것은 학생을 현금인출기 정도로 취급하는행위"라며 "인상금 40만원이면 교내 식당에서 150끼의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등 10여개 대학 총학생회는 등록금 투쟁의 일환으로 26일 오전11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학비리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 "경상적자에 인상 불가피" =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재정 전체에서 등록금·수강료가 70.9%를 차지하고 있고 전입금9.1%, 기부금 11.1%, 국고보조금 1.8%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등록금·수강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상당수 사립대 법인이 교직원 연금부담금, 건강의료보험 등 법정 의무부담 전입금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놓고 볼 때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요 사립대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화여대가 2004년 573억원의 적립금을 확보하는 등 매년 사립대가 8천억∼9천억원을 적립, 2004년까지 사립대 적립금 누적총액이 5조3천153억원에 이르지만적립금의 경우 시설자금이나 연구기금 등 용도가 정해져 있어 운영자금으로 쓰기는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대학측 설명이다.
손성규 연세대 재무처장은 "경상수지 적자가 3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교직원인건비 등 기본 지출비용이 충당되지 않고 있다.등록금을 12% 인상해도 다른 대학과비슷한 수준"이라며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경상수입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최소한의 인상률을 제시했다"고 말했고, 서강대 관계자도 "시설투자, 신규교원 임용, 정보화 사업 등 학교발전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한편 2005년도 등록금 인상률은 건국대 5.9%, 서강대 4.58%, 연세대 5.7%, 이화여대 5.5%, 한양대 5.9%로 올해 등록금 인상률이 작년보다 높은 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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