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열릴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메이저리그 선수 보호를 명분으로 '투구수 제한'이란 특별 규정을 마련, 여러 가지 해프닝을 낳을 전망이다.
24일 WBC 운영위원회는 투수가 한 경기에서 던질 수 있는 투구수를 1라운드 65개, 2차 본선리그 85개, 준결승과 결승 95개로 제한했다. 한 경기에서 50개 이상 던진 투수는 4일 동안 쉬어야 하고, 30개 이상 던진 선수는 이튿날 등판할 수 없다. 또 투구수와 상관없이 이틀 연속 등판한 투수는 반드시 하루를 쉬어야 한다.
이는 야구의 틀을 깨는 기상천외한 규정이지만 메이저리그 등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라 출전국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똑 같은 조건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색다른 재미를 낳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어던지기, 초구 공략 금지, 연속해서 파울 볼 내기 등 엉뚱한 작전이 WBC에서는 정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구분하지 않는 투수들의 이어던지기는 한국에 유리한 작전으로 꼽힌다. 국내 경우 시즌 중반만 되면 대다수 감독들이 승부에 집착, 투수들을 보직 구분 없이 전천후로 가동해왔기 때문이다. 1이닝 투구수를 평균 15개로 보면 1라운드에서 선발투수가 던질 수 있는 이닝은 4이닝에 불과하다. 제구력이 나쁘거나 주자를 내보낼 때는 투수들이 3이닝을 채우기도 버거울 수도 있다.
따라서 출전국 감독들은 선발 투수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제구력을 가장 앞세울 듯하다. 한국에서는 제구력이 좋은 서재응(LA 다저스)과 손민한(롯데) 등이 선발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마무리로 이름을 날린 투수들이 선발로 등판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 같다.
타자들의 투수 공략도 관심거리다. 상대 선발 투수가 아무리 유명한 선수 일지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투구수 제한 규정으로 조기에 강판시킬 수 있다. 볼을 잘 골라내는 선구안과 파울 볼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이 안타나 홈런을 치는 것 이상의 값어치를 발휘할 수도 있다.
야구 관계자들은 WBC의 특별 규정이 출전국들의 객관적인 전력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겠지만 승부를 바꾸는 변수로 작용, 갖가지 진풍경을 낳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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