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선과 악이라는 두 개의 본성, 특히 드러내기를 꺼리는 악함과 약점은 오히려 더 진실된 모습이 아닐까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이날 첫 공연의 주인공을 맡아 열연을 펼친 류정한(35)은 공연이 끝난 뒤 분장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킬앤하이드'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 누구나 지니고 인간 내면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하던 모습과 달리 악의 '하이드'를 속에 감추고 선한 '지킬'로 돌아와 있었지만 아무래도 매력은 '하이드'쪽에 더 있는 듯 했다.
"악의 본성을 극대화하는 하이드를 연기하면서 미쳐 발견하지 못한 나의 또다른 내면세계를 볼 수 있는 듯합니다."
누구나 숨기려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에 악으로 가득찬 하이드를 관객들 앞에 펼쳐 보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선과 악의 극단적인 모습을 한 배우가 소화해 내기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것이 류정한이 배우로 인정받는 이유다.
지킬앤하이드가 Pre-대구국제뮤지컬페스트벌에 참가하면서 류정한은 2월 10일부터 대구 관객들과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지방공연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류정한은 특히 대구관객들에 매료돼 있었다. 지난 2004년 대구공연을 회상하며 그는 "순수하게 작품을 즐기며 배우들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관객의 모습은 배우의 자질을 200%이상 끌어올립니다."
대구에서 뮤지컬 축제가 열리는 것도 이런 대구관객들의 뮤지컬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이를 계기로 대구가 뮤지컬의 대표 도시로 자리잡기를 바랬다.
선의 지킬과 악의 하이드가 교차하며 극단적인 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장면을 기대해달라면서, 관객들이 공연 후 돌아가는 길에 커다란 감동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성악가에서 뮤지컬 배우로, 그리고 첫 캐스팅에서부터 주연 배우로 화려한 비상의 날개짓을 해온 류정한은 단순히 노래 잘하는 배우가 아닌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배우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류정한은 이날 무대 위에서 지킬과 하이드역에 몰입했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연기에 보답했다.
글·사진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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