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폐막된 올해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테니스는 남자부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1인 천하', 여자부는 춘추전국을 방불케 하는 혼전이었다.
세계랭킹 1위 페더러는 결승에서 '무명돌풍'의 주인공 마르코스 바그다티스(54위.키프로스)에게 첫 세트를 빼앗긴 뒤 결국 3-1로 역전승을 거두고 통산 일곱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한 7번 모두 우승한 존 메켄로, 매츠 윌랜더 등과 우승 횟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36세로 현역 최고령인 안드리 애거시(7위.미국)의 8번 우승 기록에는 바짝 다가섰다.
특히 지난해 윔블던오픈, US오픈에 이어 3개 메이저대회를 연속으로 휩쓸면서 1994년 피트 샘프라스(미국)에 이어 12년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페더러는 올 5월 프랑스오픈마저 우승한다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서브는 강하지 않지만 코스가 좋고 포핸드·백핸드 공격은 물론 네트 플레이, 수비에서 고른 실력을 겸비,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어 당분간 남자 테니스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대회 직전 스페인의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위), 지난해 남자 단식 우승자 마라트 사핀(12위.러시아), 36세로 최고령 남자 선수인 안드리 애거시(7위.미국) 등이 부상으로 기권했고 앤디 로딕(3위.미국) 레이튼 휴이트(6위.호주), 다비드 날반디안(4위.아르헨티나) 등 경쟁자 그룹이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페더러의 무혈 입성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여자부에서는 '무관의 제왕'이던 아밀리 모레스모(3위.프랑스)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 호주오픈(세레나 윌리엄스), 프랑스오픈(쥐스틴 에넹), 윔블던오픈(비너스 윌리엄스), US오픈(킴 클리스터스) 등 4대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모두 달랐던 여자 테니스는 올해도 어지러운 판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모레스모는 우승하기까지 결승전 포함 3번이나 기권승을 올리는 등 행운을 톡톡히 누렸다. 단식 32강전에서 미카일러 크라이첵(43위.네덜란드)이 일사병을 호소, 기권승을 거둔 데 이어 단식 4강에서도 최대 난적이던 클리스터스(1위.벨기에)가 오른 발목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또 결승전에서는 린제이 대븐포트(2위.미국), 마리아 샤라포바(4위.러시아)를 연달아 꺾고 올라온 에넹이 예상치 못한 복통 증세를 호소, 경기 의사를 접으면서 우승컵에 손쉽게 키스했다.
팬들의 이목을 코트로 끌어모은 이변과 진기명기도 속출했다.
3년만에 현역에 복귀한 전 여자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단식 8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인도의 복식 전문 마헤쉬 부파티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우승해 앞으로 여자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임을 예고했다.
2003년 호주오픈 주니어 우승자인 바그다티스는 그동안 성인무대에서 성적이 그다지 좋지않았으나 로딕, 이반 류비치치(5위.크로아티아), 날반디안 등을 연달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 파란을 일으켰다.
남자부의 도미니크 흐르바티(15위,슬로바키아)는 단식 4경기를 무려 13시간 57분 동안 모두 풀세트로 치러 역대 메이저대회 역사상 4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치른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반구가 한창 여름인 1월 중순 대회가 열려 지독한 무더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로딕, 샤라포바 등 스타 선수들은 시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코트에 나설 수 있도록 호주오픈 경기 일정을 조정하거나 1년 대회 스케줄을 통째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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