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출마희망자들은 일제히 선거전에 돌입했다.
◆예비후보
예비후보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출마희망자보다는 선거전에서 분명 특전이 있다. 선거사무실도 설치할 수 있고,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부탁할 수 있다.
경북도지사 후보로선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한 남성대 전 경북도의회 사무처장은 예비후보가 가질 수 있는 특전을 톡톡히 누렸다. 남 전 처장은 1일 오전 10시 동구 신천동 국제오피스텔에서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대구·경북의 광역단체장 후보 중 가장 먼저 선거사무소 개소 및 현판식을 가졌다. 이날 지지자들은 '남성대'를 연호하며 선거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남 전 처장은 이에 앞서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31일에도 출마희망자 중 가장 바쁜 행보를 보였다. 오전 7시 다부동전투 위령탑을 방문, 헌화·헌향으로 선거전 첫 스타트를 끊었다. 오전 11시에는 이전 근무처인 경북도의회를 방문, 도의원 및 직원들에게 출마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박팔용 김천시장을 만나 혁신도시 및 전국체전 유치 상황을 듣고, 역시 선거에서의 도움을 요청했다. 오후 3시에는 첫 민심얻기에 나서 김천 평화시장 상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범일 전 대구시 정무부시장도 1일 오전 한나라당 대구시당을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한 데 이어 대구지역 각 국회의원 사무실을 찾아 당원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저녁에는 대구축구협회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부시장은 이에 앞서 31일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칠성시장, 역전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해 환담을 나누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전 부시장은 오는 16일쯤 동구 신천동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신주식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1일 대구경북직물조합, 메리야스조합, 기계금속조합 등 대구·경북 산업계 협동조합을 돌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전날에는 예비후보 등록 이후 남구 대명동 충혼탑을 참배한 뒤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을 방문하고 서문시장, 방촌시장 등지를 돌며 시민들 지지를 호소했다.
◆현직 단체장
현직 단체장의 경우 현직을 사퇴해야 예비후보에 등록할 수 있다. 현직을 유지할 경우 업무시간 내에서 업무와 관련된 행사에만 참석할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도 없다.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출마희망자 중 현역 단체장은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관용 구미시장과 정장식 포항시장 두 명. 이들 역시 예비후보의 '무한질주'를 그저 바라볼 수만은 없는 터. 일과시간 업무와 관련된 행사 참석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법 테두리 안의 적극적인 행보로 예비후보와 맞서고 있다.
김관용 시장은 '구미 경제를 챙기는 것이 곧 선거'라는 평소 소신을 이어갔다. 31일 오전 10시까지 구미시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간부들과 구미 경제 살리기에 머리를 맞댔고, 오전 11시에는 남통동의 '어르신 전당'을 찾아 300여 명의 노인들 겨울나기를 점검했다. 오후 4시에는 최근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은 오리온전기를 방문해 노조관계자들과 대화했고,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 시정 업무를 챙겼다. 저녁 무렵 지인들과 만난 뒤 밤 11시가 돼서야 귀가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정장식 시장 역시 포항 시정 챙기기로 선거전 첫날을 대신했다. 오전 10시 간부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영일만항 건설현장과 배후단지 조성 현장을 방문, 공사 진척 현황을 점검했다. 이어 6월 준공 예정인 4공단 조성 현장을 방문해 입주 기업들 불편한 점은 없는지도 일일이 체크했다. 오후에는 국도대체우회도로 공사 현장과 이동~동국대병원 간 도로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사고 점검 등 시장으로서 업무챙기기에 바빴다. 정 시장은 이르면 내주 중 공직을 사퇴,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역시 예비후보로 등록할 경우 의원직을 '버려야' 한다.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 당 방침에 따라 당 공천자 확정 때까지 의원직을 유지토록 해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의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예비후보 못지 않게 선거운동에서의 이점이 있다. 당장 선거일 90일 전(3월 1일)까지 의정보고회를 할 수 있고, 의원 자격으로 지역의 각종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지지 호소만 하지 못할 뿐 행동이 자유롭다는 이야기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서상기 국회의원은 31일 경북체신청을 방문해 설 연휴기간 넘치는 우편물량을 배달한 집배원들 노고를 격려하는 등 사실상 예비후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지사 당 공천을 바라는 김광원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도내 23개 시·군을 대상으로 열리는 당원협의회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고, 당 공천에 영향력이 클 것으로 판단되는 동료 의원 및 중앙당 당직자들 마음얻기에 전력하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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