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수(영천) 국회의원이 자신의 친동생을 시켜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을 대리 면접 보게 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영천의 한 출마희망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나라당 중앙당의 한 인사로부터 최근 전화를 받았다. 그 인사는 "(당신이 출마한다는) 좋은 소식 들리던데, 성사되려면 정 의원의 동생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했다는 것.
중앙당 인사까지 정 의원의 동생을 거론하는 바람에 이 후보자는 정 의원 동생의 "한 번 보자"는 요구에 불응하지 못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수개월 전부터 정 의원 동생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출마희망자를 가리지 않고 불러내 만난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자신만 거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다른 출마희망자들도 한목소리로 '대리면접' 행태에 불만을 표했다.
영천지역 지방선거에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한 인사는 "영천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정 의원 동생이 대리면접을 보고 다닌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신상명세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돼 면접을 보는 분위기 같았다"고 전했다.
다른 출마희망자는 "공천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이 후보자들을 직접 판단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옥석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고 '대리면접'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김형오 한나라당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은 1일 "내가 뭐라 말할 권한도 없고 유권해석을 내릴 만한 입장도 아니지만 (친인척을 통한 대리면접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과 동생 측은 "기초의원 후보자들까지 합치면 출마희망자가 너무 많은데, 국회의원은 의정활동 때문에 지역에만 상주할 수 없어 옆에서 자료수집차 도와준 것일 뿐"이라며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영천·이채수기자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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