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구에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추진한다며 시민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였던 단체가 6년여만에 해산, 흐지부지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따르면 경북지역 모 대학교 교수인 A(45.여)씨는백남준 미술관 대구 건립과 백씨의 2000년 2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초대전을 후원한다며 지난 1999년 9월 하순께 대구지역 모 백화점 갤러리에서 1주일여간 '백남준후원회 기금 마련전'을 개최했다.
A교수는 당시 "백남준 선생으로부터 국내에 유일한 백남준 미술관 건립 허가를받았다"며 지역 유명 작가 등을 설득, 60여명의 중견 작가들로부터 수십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작품 60여점을 기증받아 전시회를 가졌다.
1주일여간의 전시회에서 판매된 작품은 10점 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칭 '사단법인 백남준 후원회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A교수는 전시회를 전후로 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접근, 1만원에서 5만원까지의 후원금을 받아 억대의 돈을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단법인을 설립한다던 A교수는 이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법인설립은 하지 않은채 후원회 명칭을 여기저기서 사용한데다 후원금의 사용 내역조차 모호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A교수는 백남준 후원회 기금 마련전에서 판매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해 당시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던 B씨 등과 나눈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0월 뚜렷한 대외공지 없이 6년만에 후원회를 해산했다.
주최측은 후원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미술관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대구시 등이 당초 약속과는 달리 적극 협조해주지 않아 후원회를 해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이사회 해산을 결정하면서 그 동안 후원회 운영 과정에 사용된 경비를 제외한 3천여만원을 대구권 각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남은 작품들에 대해서는 대구미술협회에 기증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날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주도했던 A교수에 대해 범죄 혐의점을 두고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교수를 상대로 후원회 이사진 구성문제, 법인 설립여부, 기증받은 작품과 후원금 규모 및 사용 내역 등 백남준 미술관 건립 추진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할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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