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인들 "스크린쿼터 유지 정당성 알릴 것"

"스크린쿼터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알리는데 역점을 두겠다."

정부의 전격적인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발해 온 영화인들이 1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중구 남산동 한국감독협회 시사실에 모여 릴레이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공동위원장 정지영·안성기)가 주축이 돼 모인 영화인들은 새로운 대책위 집행부 구성과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뒤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2일 오전 새로운 대책위 집행부 출범과 8일 오전까지 진행되는 릴레이 철야 농성, 8일 오후 2시부터 광화문 네거리에서 개최할 예정인 대규모 야외 집회 등 추후 투쟁방향 등을 확정지었다.

회의에는 정지영·안성기 위원장과 유지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영화 배우 최민식·박중훈·정진영, 이현승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역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안성기 위원장은 "이제 한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넘었으니 스크린쿼터를 축소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 한국영화가 점유율 50%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1년에 146일 동안 한국영화를 상영하도록 한 현행 스크린쿼터제도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지영 위원장도 "미국이 우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왜 그렇게 스크린쿼터 축소를 주장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미국은 아직 선점하지 못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한류' 등으로 한국에게 빼앗길까봐 그러는 것이다. 이 점을 국민에게 올바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영화 배우 박중훈은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강력한 할리우드 유통망에 인한 한국영화의 위축을 우려했다.

그는 "연간 800여 편을 제작하는 할리우드와 연간 70여 편을 만드는 우리 영화계와는 유통 면에서 게임 자체가 안된다"면서 "영화 유통에서 힘이 있는 할리우드가 우리 영화산업을 위축시킬 것을 자명하다"고 현행 스크린쿼터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지나 이사장은 스크린쿼터를 보는 국민의 시각에 대해 "영화는 경쟁력으로 판단하는 산업이 아닌 문화의 장르"라면서 "문화는 다양성이 생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현승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은 "스크린쿼터 유지의 정당성을 알릴 수 있는

홍보물 제작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으며, 영화 배우 최민식은 "스크린쿼터 유지에 대한 잘못된 일부의 생각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중심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워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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