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군 옛청사 '미운 오리새끼'

179억→161억→143억 예정가 낮춰도 유찰

지난달 26일 오후 남구 대명동 옛 달성군청 청사. 한낮인데도 청사 안으로 들어서자 텅 빈 공간이 을씨년스러웠다. 지난 37년 동안 달성군정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해 5월 달성군청 청사가 논공으로 이전한 후 지금까지 옛 청사 부지의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등 옛 청사 처리에 달성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청사는 지난해 대구시 건축상 금상을 받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옛 청사는 과거의 영화로움을 뒤로 한 채 오히려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는 것.

달성군은 지난 2004년 말부터 옛 청사 매각에 나섰다. 지역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한 결과, 청사 부지와 건물에 대한 감정액이 179억7천990여만 원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지난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나서는 사람이 없어 유찰됐다.

결국 군은 7월에 매각 예정가를 처음 감정가보다 10% 낮춘 161억8천여만 원으로 매각을 다시 추진했지만 역시 유찰됐고, 10월에는 감정가보다 20%나 낮춘 금액인 143억8천여만 원으로 네 번째 공개경쟁입찰을 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달성군청 전재욱 회계과장은 "네 번의 공개경쟁입찰에도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을 추진하기로 계획을 바꿨다"며 "전국 106개 부동산중개인협회와 한국자산공사에 수의계약 매각 사실을 공지하는 등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달성군청 옛 청사 부지 경우 지하철 1호선 역세권에 위치해 입지 조건은 좋지만, 대부분의 땅이 일반주거지역(1종)인 관계로 4층 이하의 건물밖에 지을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

전체 1천875평의 부지 가운데 도로변 558평은 상업지역이지만, 전체의 70%인 나머지 1천317평이 1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달성군 옛 청사 부지에 대한 감정액을 평가했던 동아감정평가법인 이재욱 부장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이 된다면 구매자가 많아지겠지만, 현재로선 부지 뒤쪽에 근린공원이 인접해 있어 불가능하다"며 "결국 아파트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성군은 지난해 11월 공개경쟁입찰을 포기하고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여전히 구매자가 나서지 않자 청사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기 위해 오는 6월쯤 부동산개발 컨설팅회사에 용역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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