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시지택지지구. 주거지역인 이곳에 '옥에 티'가 있다. 경산 진량까지 이어지는 154㎸짜리 고압송전철탑 12기가 버티고 있는 것.
남북을 가로질러 부근 매호초교까지 횡단하는 이 고압선 철탑은 벌써 10년째 전자파 유해논란을 일으키면서 동네 주민들에겐 '눈엣가시'다. 이곳뿐만 아니다. 대구지역 곳곳에서 이 같은 주민 불만이 수년째 이어져 왔다.
이제 이런 민원들이 내년부터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이 주거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돼온 지상 전력시설을 지중화하기로 했기 때문. 고압선 시설을 담당하는 대구전력관리처는 내년부터 5년간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학교 시설을 중심으로 지중화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전력관리처에 따르면 대구시내 송전 철탑은 모두 628기이며 철탑과 철탑을 연결하는 고압선 연장은 527km이다. 이 중 도심의 60여 기 철탑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6기가 사라지는 것.
시지택지지구의 경우 120억 원을 들여 철탑 12기 모두를 철거하고 철탑 사이를 연결하는 고압선들을 땅 속으로 묻는 작업이 내년부터 이뤄진다. 또 북구 동서변동 영남네오빌아파트 주변(4기)을 비롯해 △시지 대백맨션 및 월드컵경기장(4기) △달서구 상인고교 및 비둘기아파트(6기) 등지에서도 같은 지중화 사업이 시행된다. 내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이들 지역 송전 철탑 26기가 지중화되며 사업비만 465억 원이 투입된다.
대구전력관리처 관계자는 "송전철탑 주위로 아파트 및 초·중·고 개교가 봇물을 이뤄 민원이 들끓기 시작했고 시내 개발이나 도시 외관에도 악영향을 미쳐 왔다"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시설 주변을 우선 선정, 지중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전박스 지중화 역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도시 미관을 고려해달라'는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지난 1997년 지하철1호선 주변 65개 배전박스가 중앙로 지하에 매설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성로 67개 배전박스가 내년 2월 지중화될 예정이다.
동성로 지중화 작업은 지난 12년간 동성로 상인들의 숙원이었으며 지난달 설계가 마무리돼 3월이면 공사가 시작된다. 하지만 모든 전력시설의 지중화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용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어렵기 때문. 지중화 공사비는 1km당 100억 원 안팎이 들어간다.
한편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66㎸~154㎸ 이상 고압 송전선로가 학교를 횡단하거나 인접하는 곳만 모두 9곳(대구 상인중·고, 자연과학고, 매호초교, 동노변 초교, 청도 상원초교, 상주 화동중, 사벌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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