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스크린쿼터 비율이 축소된 이후 미국이 국내 영화 유통시장을 장악하면 아무리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도 극장에 걸 수가 없게 된다."(정지영 위원장)
"현행 스크린쿼터 비율에서도 안되는 한국영화는 있다. 영화의 경쟁력이 문제다."(조희문 교수)
2일 밤 12시15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 경쟁력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과 "축소가 한국영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축소 반대를 주장하는 토론자로 참석한 정지영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영화는 극장 상영으로 관객과 만나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스크린쿼터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한 뒤 "미국 배급사가 국내 유통망을 장악하면 아무리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도 걸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한국영화는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희문 상명대 영화학과 교수는 영화의 경쟁력을 들며 반박했다.
조 교수는 "스크린쿼터 유지를 주장하는 분들은 한국영화가 극장에 걸리기만 하면 관객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는데 현행 스크린쿼터 비율 하에서도 안되는 한국영화는 있다"면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극장이 미국 블록버스터를 준다고 해서 무조건 미국영화만을 걸 리 없고 관객의 기호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해 상영 영화를 선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영화는 평균제작비, 제작 편수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제작비 3천억 원짜리 영화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 영화는 개별 작품으로 경쟁하기 때문에 관객이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품성만 있으면 제작사, 극장, 관객에게 분명히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스크린쿼터 축소를 전제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실리를 가져다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시형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은 "현재 우리는 중국·인도 등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사장인 미국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FTA 협상이 성사되면 우리 경제인들이 미국 시장에서 국내 시장에서처럼 활동할 수 있고 동북아시아에서 다른 나라보다도 우월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며 FTA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강조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대미 무역적자 급증 등 외국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그는 "미국 정부 측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은 평균 4년이 지나면 대부분 미국에게 시장을 잠식당했다. 대미무역적자 국가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면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무역적자가 누적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FTA 협상이 신중한 결정이었는가를 따져 물었다.
이날 토론에는 이 외에도 정부가 내놓은 영화계 지원정책의 실효성 등이 함께 논의됐다.
방송이 시작된 뒤 MBC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는 400여 건의 시청자 의견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놓았다.
축소 쪽에 찬성표를 던진 이정빈 씨는 "관객도 영화를 가려서 볼 줄 안다. 한국영화가 너무 과보호 속에서 큰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현행 스크린쿼터 비율 유지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나혜경 씨는 "국가 관계상, 무역상의 문제로 고유하게 지켜야 하는 부분까지도 경제적으로 본다면 힘이 없는 나라의 문화는 저절로 큰 힘을 가진 나라에 잠식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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