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봉덕동 미군 캠프워커 기지 내 H-805 헬기장과 A3비행장 활주로 이전작업이 또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지난해 11월 시작한 이전부지에 대한 '한·미 합동 환경오염조사' 결과가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조사를 한 환경부와 국방부가 결과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지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에 들떠 있는 남구 주민들이 다시 불안해 하고 있으며, 이전 부지에 새로운 남구청사를 짓기로 했던 대구 남구청도 자칫 청사이전이 늦잡쳐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
캠프워커 기지의 전체 면적 22만2천여 평 가운데 H-805 헬기장(8천600평)과 A3비행장 활주로 부지 일부(8천400평)의 반환이 지난해 확정되자 환경부와 국방부는 같은해 11월부터 해당 부지에 대한 '한·미 합동 환경오염조사'에 착수했다. 한 달 동안 현장조사와 시료채취 및 정밀검사를 거쳐 올 1월 말까지 오염 여부 결과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경오염 조사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조사에 들어간 지 두 달이 지난 최근에서야 겨우 시료채취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환경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구 캠프워커를 비롯해 전국 29곳의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조사를 함께 벌이다 보니 예정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 시료채취를 끝내고 정밀검사에 착수해 오는 3월 말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 남구청 김흥수 기획감사실장은 "환경오염 조사 일정에 관해 수차례 국방부에 문의했으나 군사기밀인데다 민감한 외교문제라며 정확한 시일을 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또 검사결과가 나오더라도 미국 본토에서 결과에 대해 다시 확인작업을 거쳐야 하는 등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도 했다"며 허탈해 했다.
◆속타는 남구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적대면서 남구 주민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예정대로 이전작업의 사실상 마지막 행정절차인 환경오염 조사가 지난달 끝이 나면 이달부터 부지 매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개발기대에 부풀었기 때문.
특히 남구청은 반환되는 미군 헬기장 부지에 남구청 신청사 및 세무서, 보건소 등의 공공시설물이 들어설 새 남구 종합청사를 짓기로 계획까지 세워놨다. 또 최근에는 대구지방법원이 "현재 남구청사 부지를 대구가정법원으로 쓸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입 의사 공문까지 보내오는 등 이전작업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었던 것.
하지만 환경오염조사 결과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수정되어야 할 형편이다. 배광식 남구 부구청장은 "오염이 됐건 안 됐건 결과가 나와 봐야 향후 이전작업에 대한 세부 계획을 세울 텐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또한 "그렇지만 한·미 간 LPP(연합토지관리계획) 협정에 의해 부지반환이 2006년까지로 돼 있는 만큼 조사 시일을 앞당겨 달라고 계속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지난해 7월 '이전부지 활용계획 조사연구에 관한 용역'을 의뢰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엔 11개 업체를 상대로 새 종합청사 기본설계안 공모를 실시하는 등 청사 이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 올해까지 반환될 미군기지 일부 부지에 대한 환경오염조사 결과 발표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이전작업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은 현재 환경오염조사 중인 남구 봉덕동 미군 캠프워커 기지 내 H-805 헬기장.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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