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티즌의 소리-노숙자 건설현장 투입 논란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 강북 뉴타운 건설에 노숙자 투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뉴타운 건설 현장에 노숙자들을 보내 숙소를 주고, 일당(4만~5만 원)을 준다면 노숙자들에게 근로의욕을 불어넣게 되고, 복지문제 또한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다.

이 시장은 이어 "서울에서 일하는 건설회사들이 한 곳당 노숙자 10명씩만 맡아줘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숙소로 들어가 출퇴근하도록 하면 자립할 수 있는 계기도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상당수의 노숙자가 일조차 찾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들에게 과연 강제적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자활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반대여론도 있다.

8천 명가량이 참여한 '뉴타운 건설에 노숙자 투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는 60% 이상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일단 노숙자의 건설현장 투입에 부정적인 여론이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건축 현장에는 사고위험이 상존해 있다. 체력이 약한 노숙자들은 사고위험이 더 많을 것이다. 현장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잘 아는데, 사소한 사고는 매일 발생한다. 못에도 찔리고, 높은데서 떨어지기도 하고…. 아마도 건축현장 관리인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해야 할 것이다. 내가 건축현장 소장이라도 아무리 이득이 많이 남아도 노숙자들은 안 쓸 것이다. 건축현장의 특수성을 이해한다면 노숙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이 정책은 실현 불가능하다. (hongsup79님)

△노숙자들을 고용한다는 것은 훌륭한 발상이다. 노숙자들도 어디에서든지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 노숙자들을 어떻게, 어떤 선발기준으로 모집할 것이며 이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를…. 노숙자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사람들을 무작정 고용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좀더 신중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다. (yb노이님)

△IMF때 노숙자 신세가 되어 쉼터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때 주5일 쓰레기 적하장에서 피티병 등 재활용 분류작업을 하고 서울시로부터 한달에 60만 원 정도의 급료를 받았다. 노숙자는 환경적 원인으로 그렇게 된 사람 말고는 대부분이 알코올중독자이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행정으로 교육해서 일을 통해 재활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사람들을 제외하고 어쩔 수 없이 노숙자가 된 사람들에게 하루 4만, 5만 원의 급료는 분명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gozen님)

△22세의 청년으로 파란을 많이 겪고 살았다. 정말 안 해본 게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노숙자의 삶이었다. 정말로 일거리가 없었다. 그나마 하루 일을 하고도 이틀은 길거리에서 깡소주에 의지해 사는 것이 노숙자의 삶이었다. 정부에서 조금만 신경써주었더라면…. 지금 서울시가 그것을 해준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이다. 현실도 잘 모르면서 시책을 비방부터 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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