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창시자 무하마드(마호메트)를 풍자한 덴마크 신문 만평으로 촉발된 국제적인 파문이 확산 일로에 있다.
유럽신문들은 2일 문제가 된 덴마크 만평을 잇따라 언론에 공개하고 일부 신문은 보다 심한 풍자만화를 게재하면서 아랍을 비롯한 이슬람 세계의 분노와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번 금요일(3일)에 열리는 주례 예배 때 바그다드에서 남부도시인 바스라에 걸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 강경파 지도자인 세이크 유세프 알 카라다위는 이에 대한 분노의 표시로 모든 이슬람 신도와 성직자들은 3일을 '국제적 분노의 날'로 선포하자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외무부 장관도 풍자 만평을 비난하고 나섰으며, 이란 외무부는 유럽연합(EU)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테헤란 주재대사를 소환해 강력 항의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10여 명의 무장괴한들이 가자지구에 있는 EU 사무실을 에워싸고 무하마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풍자 만평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이곳 가자지구에서는 외교관과 언론인들이 납치 경고가 나온 뒤 철수를 시작했으며 일부 국가 공관은 폐쇄됐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스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 괴한들이 호텔에서 독일인 1명을 납치했다가 풀어줬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앞서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기자 회견을 통해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의 국민들이 72시간 내에 나블스를 떠나지 않을 경우 이들을 납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중부도시 물탄시에서 400여 명의 이슬람 학생들이 '프랑스에 죽음을', '덴마크에 죽음을'이란 구호와 함께 이들 양국의 국기를 불태우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걸프만 지역 국가에서는 만평을 게재한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며 덴마크산 치즈와 버터 등 상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상품 불매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유가공 제품회사인 덴마크의 '알라 푸드'는 125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국제적 파문 속에 프랑스 파리에서 발간되는 일간 '프앙스 수아르'는 1일자 신문에 이 만평을 게재한 편집장을 해고했다. 이 신문의 소유주는 "(편집장의 해고 조치는) 종교와 개개인의 믿음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요르단의 주간지 시한의 소유주도 덴마크 만평을 게재한 편집장을 해고했으며, 만평이 게재된 신문을 회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만평을 작년 9월 처음 실었던 덴마크 일간 율란츠 포스텐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며 만평의 게재 권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스위스의 제네바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는 이슬람 세계를 더욱 자극할 만한 또 다른 만평을 게재했다. 이 만화는 이슬람 성직자가 자살폭탄 자원자들에게 '천국에는 더 이상 너희들에게 보상해줄 처녀가 남아있지 않으니 자살폭탄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밖에 스페인의 ABC 신문 등 유럽의 여러 언론들이 덴마크 풍자 만평을 사진에 담아 소개했으며 프랑스의 르몽드와 같은 유럽의 신문들은 만평으로 촉발된 국제적 소동을 풍자한 만평을 실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제의 풍자만화를 짤막하게 방영했다. 이에 대해 몇몇 정치인들은 이 같은 언론의 보도가 국제적 파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문제가 된 만평에 대해 "언론의 자유는 종교적 믿음과 교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행사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덴마크에서는 코펜하겐 주재 각국 외교관들을 불러 풍자 만화로 촉발된 국제적 파문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더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만평 문제는 이제 덴마크를 벗어나 서구-이슬람 문화의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파리로이터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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