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해외 수출고가 나날이 신장되는 데 이어 극장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극장 입장에서도 이제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인 것. 그런 점에서 특히 중국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브랜드로 해외 진출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대표 박동호)가 2일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LA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5층 규모 복합 엔터테인먼트센터 '마당몰' 3,4층에 CGV LA점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 3개 상영관, 650석 규모가 될 예정으로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께 정식 오픈한다.
CGV는 "LA점 오픈은 미국 내 한국영화 수요를 예측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CGV는 연내에 중국 상하이에도 사이트(지점)를 오픈한다. 그러나 단독 자본으로 오픈하는 LA점과는 달리 CGV 상하이점은 중국 국영회사와의 합자법인 형태로 설립된다.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이미 극장은 공사 중이다. 합자법인인 까닭에 CGV라는 명칭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으나 전체 지분의 49%를 소유하게 된다.
또한 메가박스는 올해 말 베이징에 1개 사이트, 8개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2일 "중국 측과 협상이 잘돼 '메가박스'라는 브랜드네임은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영화사 MK픽처스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MK픽처스는 이미 지난해 12월27일 중국 보리문화예술유한공사의 자회사인 동방신룡영업유한공사 및 베이징보리박납전영발행유한공사와 중국 내 멀티플렉스 사업을 벌일 합자회사 설립 등 공동사업 추진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합자회사 설립 절차를 밟고 있으며, 가칭은 '동방명강'으로 MK픽처스의 모체인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의 머리글자를 따 '명강'이란 이름을 넣었다.
이 회사는 1차로 지난해 11월 중칭에 개관한 9개관, 900석 규모의 복합상영관을 인수했으며 합자회사 인가가 나는 대로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또 11월 오픈 예정으로 선전에 멀티플렉스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MK픽처스는 "신규 합자법인을 통해 중국 내 새로운 멀티플렉스를 다양하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역시 2일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장 개척은 곧 한국영화의 새로운 판로
이처럼 극장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 안주할 수 없기 때문. 2005년 말 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1천634개이며, 멀티플렉스를 위주로 올해에도 곳곳에 새로운 사이트가 오픈될 예정이다. 이에 맞게 극장을 찾는 관객 수도 해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 지난해 총 관객 수는 1억3천500만명을 기록, 전년 대비 500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시장의 한계는 분명히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로 지금이 극장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실제로 멀티플렉스라 하더라도 평일에는 텅텅 비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 단순 배급만이 아니라 투자를 병행하는 메이저 영화사 입장에서는 해외 극장 개척이 곧 한국영화의 새로운 판로가 된다. 그만큼 한국영화를 상영할 곳이 많아진다는 의미. 그런 점에서 중국 시장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MK픽처스는 "중국 영화관 시장 규모는 아직 2004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1천112 개의 영화관과 2천204개 스크린에 불과해 한국의 25% 수준이지만 2008년 베이징 올 림픽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CGV 역시 "중국은 시장이 크고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다. 또한 한국영화를 가장 빨리 접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영화 제작 편수와 극장 수입이 급증하며 신규 극장이 대거 생겨날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여기에 한류 붐을 타고 한국 영화에 대한 호응도 역시 높아지고 있어 한국 극장 개관은 곧바로 한국 영화에 대한 새로운 수요 창출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파이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의미. 이 파이를 나눠먹기 위해 우리에 앞서 워너브라더스 등 할리우드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물론이다.
한편 MK픽처스는 "현재는 중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타 다른 아시아 지역에 멀티플렉스를 건설할 목표도 세우고 있다"고 밝혀, 보다 넓은 시야를 드러냈다.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영화계가 뒤숭숭한 요즘 영화계에서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으로 한국 영화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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