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남준 추모행사 지역서도 줄이어

'Mr. 비디오 아트' 예술혼을 기리며…

"그가 이룩한 비상한 경력의 영향으로 방송용 TV는 새롭게 정의됐고 비디오는 예술가의 한 매체로서 변화해 왔음을 목도했다."(존 한하르트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필름미디어 아트 수석 큐레이터).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74) 씨의 사망후 지역에서도 그의 작품세계를 기리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고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TV Cello'(1991)가 상시 전시되고 있는 대구은행(053-740-2057) 본점 로비 1층에는 직원 및 고객들이 조화를 바치며 조의를 표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TV Cello'는 고인의 예술적 분신이라 불리는 첼리스트 샤롯 무어맨과 27년간 함께한 시간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샤롯 무어맨은 고인의 허리를 첼로로 삼아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두 사람의 예술은 뉴욕타임스를 9번이나 지면을 장식할 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대백프라자 갤러리도 백씨의 사망소식에 맞춰 소장품 전시회를 마련했다. 뉴욕 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 전시회 출품작 '다비드'와 '마라'(1989)에 'Video Cello'(1995) 등 소장품 3점을 20일까지 대백프라자 10층 중앙홀에서 전시하고 있다. 고인의 연보와 작품세계 등에 관한 안내문을 설치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김태곤 큐레이터는 "타계 소식과 함께 대구시민들에게 고인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급하게나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갤러리신라(053-422-1628)는 7일부터 20일까지 소장전을 통해 고인의 작품 'TV Cello'(1996)와 '호랑이는 살아있다'(2000)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광호 관장은 "남이 안 가는 고행의 길을 걸으며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을 계속했던 고인의 뜻을 기리는 전시회라 의미가 깊다"며 "지역의 작가들도 고인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5월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피카소·백남준전'이 전시회 일정에 올라 있다.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와 관련된 유품들과 함께 고 백남준 씨에 관련된 책 10여 종, 일부에 직접 서명이 담긴 포스터 30여 종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백씨의 1988년작 '다다익선(多多益善)' 앞에 대형 영정을 세워 분향소를 설치했고, 1995년 제1회 대회때 백씨가 출품했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도 당시 출품작 '고인돌' 앞에 간이분향소를 설치해 문화예술인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사진: 1989년 뉴욕 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린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 전시회 출품작 '다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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