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조종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영공을 지키기 위해'빨간 마후라'를 목에 맨 박인철(27·공사 52기) 중위.
박 중위는 2일 오후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 수료식에서 아버지 고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에 이어 2대째 빨간 머플러를 맸다.
박 중위의 부친은 1984년 3월, F-4E 전투기를 몰고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했다 비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는데 당시 박 중위의 나이는 다섯살이었다.
박 중위는 힘들게 공부하면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하늘에 대한 동경이 싹트기 시작했다.어머니(이준신·51)와 할머니(임규순·74)의 걱정을 우려해 수백 차례 "나는 일반대학 진학이야" 하며 다짐도 했지만 끝내 전투 조종사의 길을 택했다.
박 중위는 "당시 어머니에게 용기를 내 '아버지가 못다 지킨 하늘을 지키겠다'며 공사 지원을 말씀드렸는데 처음에는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눈물로 반대를 하셨지만 나중에는 결정을 해 주셨다"고 했다. 그는 "4년의 생도생활과 1년9개월의 고된 비행 훈련기간을 거친 후 지금 생각하면 빨간 머플러는 아마도 나의 정해진 운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고등비행 수료식장에는 어머니, 할머니가 함께 참석해 빨간 머플러와 조종사 흉장을 달아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박 중위는 이날 전투비행대대에 배속돼 작전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투조종사의 길을 걷게 된다.
한편 이날 고등비행 수료식에는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했는데 금정현(26·수송기), 이수진(26· 수송기) 중위 등 2명의 여 조종사도 탄생했다.
예천·장영화기자 yhjang@msnet.co.kr
2일 예천비행장에서 열린 고등비행 수료식에서 박인철 중위 어머니 이준신 씨가 아들에게 빨간 머플러를 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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