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을 좌우하는 등 사계절 가운데 생활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겨울 날씨의 널뛰기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가운데 월별로 기온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전년도 기온분포와도 매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하 10℃ 안팎의 갑작스런 입춘 추위가 닥친 3, 4일 시민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감기환자들이 줄을 잇고 출퇴근 발걸음이 빨라졌으며, 가정에서는 수도동파 예방조치에 나서는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대구 달성군 비슬산 얼음동산. 이곳은 겨울마다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하지만 올겨울엔 큰 낭패를 봤다. 지난해 12월엔 얼음이 꽁꽁 얼었지만 지난달엔 겨울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얼음이 상당 부분 녹아버려 가장 관광객이 많은 1월을 사실상 '망쳐버렸다'. 12월과 1월 사이에도 기온 차이가 크게 벌어져버린 것. 입춘추위가 끝나면 6일부터 영상으로 올라갈 전망이어서 또 걱정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경우, 평균 최저기온이 평년(지난 30년 기준)보다 낮았던 날이 무려 28일이나 됐다.
하지만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은 지난달 들어선 꼬리를 완전히 내려버렸다.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던 날이 단 8일에 그친 것이다. 한달 새 날씨가 완전히 달라져버린 것.
올겨울은 지난해 겨울 날씨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2004년 12월엔 평년 최저기온보다 낮았던 날이 단 4일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은 평년 최저기온보다 낮았던 날이 그 전해보다 무려 7배나 많아진 것이다.
지난 3년 간 대구 겨울의 평균기온을 조사해본 결과, 2002년 겨울(2002년 12월~2003년 2월)엔 평년보다 평균기온이 낮았던 날이 31일이었다가 2003년 겨울에는 24일로 전년보다 22%나 추운 날이 적었다. 그 다음해에는 다시 36일을 기록, 이 해는 그 전해보다 추운 날이 50%나 많아진 것. 매년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학계에서는 해마다는 물론, 월별로도 겨울 날씨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지구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육지와 바다의 온도상승 속도가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지구온난화 현상이 진행되면 육지가 대부분인 북쪽과 바다가 많은 남쪽의 온도 편차가 커지면서 공기흐름이 빨라져 단기적으로 기후변화가 커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또 "대구의 경우, 지난 40년 동안 평균 최저온도가 3.8℃나 상승했으며 이런 여파속에서 변덕스런 기상 상황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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