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마다 샐러리맨 유치경쟁

일편단심 월급통장, 변심하면 돈 될까

지난해 일부 증권사들이 샐러리맨을 겨냥해 연 3%대의 월급통장을 내놓으면서 촉발된 월급통장 유치경쟁이 시중은행으로 옮겨붙고 있다.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 중 하나로 꼽히는 월급통장(=급여자동이체통장)의 유치는 곧바로 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급여이체를 하는 직장인 고객 1명이 은행에 가져다주는 수익은 연간 90만 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월급쟁이 모시기 경쟁은 그만큼 직장인들에게 짭짤한 부수입(?)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재테크 기회이기도 하다. 각 금융기관들의 월급통장 서비스와 주의점을 살펴본다.

◇직장인을 모셔라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만 18세 이상 직장인에게 한꺼번에 10여 가지 혜택을 주는 '탑스 직장인플러스저축예금'을 출시, 은행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월급만 이체하면 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 수수료를 5년간 면제해주고, 신용카드 연회비와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도 무료로 해주는 상품이다. 또 주택담보대출 때는 연 0.2%포인트, 신용대출은 연 0.5%포인트 금리를 낮춰 준다.

국민은행의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보너스 금리를 많이 주는 상품으로 꼽힌다. 이 상품에 가입한 직장인이 기존 통장을 주택청약예금 등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가입하면 연 0.3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인터넷뱅킹으로 예·적금이나 부금을 새로 가입할 때도 0.30%포인트의 금리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물론 인터넷뱅킹·ATM·폰뱅킹 등 월 5회 수수료 면제, KB스타카드 기본회비 면제, 환전 수수료 30% 우대 등의 혜택도 뒤따른다.

농협중앙회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직장인들에게 초점을 맞춘 신상품 개발에 나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직장인이 급여를 자동이체할 경우 예금과 대출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수표발행과 자동화기기 및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등을 모두 면제해 주는 획기적인 내용의 상품이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마다 제공되는 부가서비스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월급 자동이체 금융기관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익을 꼼꼼하게 따져라

'…직장인…'이라는 상품 이름에, 또는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는 조건에 유혹(?)돼 덜컥 월급통장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많은 은행들이 수시입출금형 예금통장으로 월급을 자동이체하는 고객들에게 이미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일반고객이나 전문직 급여 생활자가 월급을 자동이체할 때 대출금리를 0.1%포인트 깎아주고 있고, 특히 공무원은 금리산출 등급을 1등급 상향해 줌에 따라 최고 1.65%포인트까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월급통장 거래자는 또 신용평가 때 유리하게 작용, 우수고객 선정에 따른 각종 수수료 면제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기업은행의 '주거래우대통장'도 월급통장으로 손색이 없다. 기업은행은 가입 당시 △첫 거래 축하 1천 포인트를 주고 △자동이체 건당 10포인트 △전자금융 이용 건당 5포인트 △전월 월중평균잔액 1만 원당 2포인트를 제공, 누적포인트 2천 포인트 이상인 계좌를 대상으로 포인트로 각종 수수료 등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천 포인트 이상인 고객이 이 통장으로 대출이자 자동이체 신청을 할 경우는 영업점장 전결금리 범위 내에서 최대 1.0%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주거래우대통장'은 이 밖에도 고객이 원하면 '입출금 집계 가계부' 및 '자녀 용돈관리'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월급통장을 한 은행에서 계속 사용해 왔다면 단골고객으로서 받는 혜택이 월급통장을 옮길 때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먼저 거래은행에 문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종금사에 월급통장을 개설하면 시중은행(연 0.1~0.2%)보다 훨씬 높은 연 3%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종금사는 지점수가 많지 않아 은행 연계계좌를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고, 증권사의 '자산관리계좌'는 MMF(머니마켓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어서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데다 종금사의 CMA(어음관리계좌)보다 금리도 0.5~1%가량 낮은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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