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문들의 마호메트 풍자만평 게재로 촉발된 유럽과 이슬람권의 갈등이 일부 국가에서 협력중단, 대사소환 등 정부 간 마찰로 옮겨가고 있다. 이라크 교통부는 5일 덴마크 기업들과 체결했던 계약을 취소하고 덴마크의 이라크 재건자금도 거부한다면서, 이슬람권의 항의 대열에 합류했다. 살람 알 말리키 교통장관은 이번 결정은 항공·항만·철도·해상운송 분야 계약을 포괄한다며 "이라크 교통부는 항의의 표시로 덴마크 재건지원금의 수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한 고위 관리는 일부 신문에 풍자만평이 게재됐던 노르웨이 기업들과의 계약도 종료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바그다드 서부 라마디에서는 1천 명의 군중이 항의집회를 벌인 가운데, 남부에 파견 배치된 550명의 덴마크군을 겨냥할 것을 선동하는 전단이 배포되기도 했다. 이슬람 성직자들이 서방에 대항해 율법적 결정을 공표하거나, 서방 대사관의 폐쇄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예언자에 대한 모욕은 가증스럽고 수용할 수 없는 야만행위"라는 대변인 논평과 함께 덴마크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면서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이로써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덴마크 대사를 소환한 국가가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이란 등 4개국으로 늘어났다.
아프가니스탄과 사우디 정부 내에서도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5일 미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 무슬림들은 유럽 언론에 난 그 같은 만평에 화가 난다. 나도 무슬림으로서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서 만평 게재에 대한 해당국의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 투르키 알 파이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도 CNN과의 회견에서 만평이 "모욕적이며, 예언자 마호메트에 대한 매우 끔찍한 묘사"라고 가세했다. 이슬람권의 항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터키에서는 이날 로마가톨릭 신부가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 터키 정부가 수사에 나섰다. 흑해 항구도시인 트라브존 소재 산타마리아 성당 소속인 안드레아 산토레 신부는 이날 주일미사 몇 시간 뒤인 오후 3시 30분께 성당 앞에서 10대 소년으로부터 가슴 등에 총탄 2발을 맞고 사망했다. 터키 주재 로마교황청 대사는 범인이 총을 쏘면서 "신은 위대하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시리아에 거주해온 덴마크와 노르웨이 국민들은 자국 정부의 철수령에 따라 시리아를 떠나기 시작했다. 덴마크 외무부는 "시리아에 거주해온 70명의 교민 가운데 일부는 토요일(4일) 밤, 일부는 오늘(5일) 아침에 떠났다"면서 레바논 교민에게도 철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슬람권의 모든 자국 대사관에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하산 사베흐 레바논 내무장관은 덴마크 대사관 방화시위 후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 게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날 프랑스 파리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각 1천 명,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바그다드·코펜하겐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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