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공천 두근두근 의원 눈도장 조마조마

한나라당이 13일까지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5·31 지방선거 당 후보 '옥석가리기'를 시작했다.이번 선거는 단체장 자연 교체, 기초·광역의원 유급제 등으로 유례없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공천 잣대를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느냐에 공천 희망자를 비롯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잣대가 잘못 적용될 경우 엄청난 공천 후유증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 모임 등에서는 벌써부터 공천 불협화음이 조금씩 불거지고 있다.

◆여론조사 활용은 국회의원 뜻대로?=경북의 한나라당 의원 14명 전원은 지난주 경주에서 지방선거 관련 회동을 가졌다. 지역 정가는 의원들이 당 후보 공천과 관련해 유례없는 모임을 가진 만큼 지방선거의 당 후보 공천에 대해 만족할 만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공천이 임박한 데도 공천에 대한 세부 기준과 원칙을 정하지 못했고, 이날 정한 일부 원칙도 '이중 잣대'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도당이 언론에 밝힌 모임 내용에 따르면 도당은 지난달 말 경북의 23개 시·군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현직 단체장이 출마하지 않거나 못하는 시·군의 경우 현직 단체장을 제외한 출마희망자들 지지도를 조사했는데 그 내용을 공천 심사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반면 현직 단체장이 출마하는 시·군에 대해선 재지지도와 교체지수를 물었다. 4개 기초단체장에 대해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고, 나머지 단체장에 대해서는 재지지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교체지수에 대해 '고무줄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날 도당은 교체지수가 높은 단체장의 경우 공천심사 과정에 그 결과를 반영하고, 교체지수가 낮더라도 당 소속 현직 단체장에 대한 주민들의 '묻지마 재지지'를 엄밀히 파악, 역시 공천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의 한 단체장은 "결과를 내놓고 그 결과에 내용을 끼어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불쾌해 했다. "그럴 바에야 여론조사를 왜 했느냐?"는 원색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공천심사도 하기 전에 '낙점' 소문 난무=도당 권오을 위원장은 당 후보 공천과 관련, 수차례 언론에 이른바 공천 원칙이라며 몇 가지를 제시했다. 당 공헌도와 동시에 지역 신망도 갖춘 자가 공천 적격자라는 것.

이 원칙이 향후 공천 심사과정에서 제대로 지켜질까?

지난주 의원 모임에서 '동상이몽'만 확인했다는 이야기가 정가에 흘러나오고 잇다.특히 현직 단체장의 경우 의원들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천에 간여하지 않았거나, 지방선거 이후 의원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경우, 현직 단체장이 당과는 별개로 개인 치적에만 신경썼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지역민들의 높은 재지지도와 관계없이 과실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단체장에 대해서는 "원서를 낼 필요도 없다.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등 이달 중 예정된 당 공천 심사를 앞두고 벌써 옥석이 가려졌다는 소문이 지역마다 난무하고 있다.

또 지난주 모임에서 도당에서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원서를 접수받은 뒤 이를 다시 해당 지역에 내려보내 압축된 후보를 다시 추천받기로 했다. 이후 추천된 후보를 대상으로 공천 심사위가 심사를 하는 절차를 밟는다는 것.

그러나 이 역시 국회의원들의 입김을 막을 길이 없다. 국회의원들에겐 공권천이 없으며 단지 공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거 의원들이 지방선거 당 후보 공천에 깊이 간여해 왔고, 자신들 뜻대로 공천이 결정됐다. 공천 불복, 돈 공천 등 불협화음도 적잖았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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