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7일 유시민(柳時敏) 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유 내정자가 장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만한 자질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따졌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유 내정자가 지금껏 보여온 편협한 리더십을감안한다면 수많은 이익단체들에 대한 조정자 역할을 맡아야 하는 복지부장관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의 일부 의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 의원들은 또 유 내정자가 1년여간 국회 복지위에 소속됐지만, 현재 국회재경위 소속으로 복지분야에 큰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사회 각계의 입장을 조율하고, 사회의 갈등을치유해야 하는 복지부장관은 덕망과 신뢰감,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그동안 야당과 언론에 대해 막말로 갈등을 유발한 사람이 갈등을 치유하려는 것은 모순"이라고말했다.
같은 당 정화원(鄭和元) 의원도 "유 내정자는 전문성도 없는데다가 독선적인 언행을 일삼아왔기 때문에 사회통합을 이뤄야하는 복지부장관으로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유 내정자가 17대 총선 당시 국회 복지위와 장애인특위에서 활동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현재 국회 재경위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유 내정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국회 등원 후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명옥(安明玉) 의원은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연설기획비서관이 인터넷 국정일기에서 유 내정자를 '차차세대를 이끌고 갈 지도자 재목'으로 표현했다"며 유 내정자의 인사는 능력이 아닌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玄愛子) 의원은 "유 내정자의 전공은 경제 분야지 보건복지분야가 아닌데 검증할만한 보건복지 분야의 경험과 실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일부시민단체들은 유 내정자에 대해 '보건복지 분야에 적합하지 않은 시장주의자'라고표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유 내정자가 제대로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필우(柳弼祐) 의원은 지난 2004년 유 내정자가 발표한 '예술인복지제도 도입방안'이라는 정책자료집은 문광부가 국회 문광위에 배부한 국정감사 요구자료를 고스란히 베낀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한 뒤 "유 내정자는 직설적이고 말도 잘 하는 편이지만, 복지위활동기간 유 의원이 책임지고 발의하거나, 처리한 사안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 내정자가 견해가 다른 동료의원을 향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고 막말을 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유 내정자는 노선이 맞지않으면 같은 당 소속의원들은 물론 계파와의 투쟁도 마다하지 않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며 "장관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유 내정자의 언행이 여야 의원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지역구에서 유 내정자 지지자들이 많은 당원협의회는 다른 당원협의회에 비해 혼란과 갈등이 많다"며 "유 내정자는 자신의 리더십 유형을 어떻게생각하나"고도 물었다.
김선미(金善美) 의원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 노 대통령 사설 대변인, 노빠주식회사 대표 등 다양한 수식어구가 따라다니는 유 내정자는 노 대통령에 대한충성도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충성도보다는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춘진(金椿鎭) 의원은 유 내정자가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관련, "땜질식해결책에 불과하고, 형평성 문제와 연금사각지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며 "유내정자와 정부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진정한 연금개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사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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