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지역 대학 '국제화'로 활로를

대학의 국제화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바람직할까.매일신문에 연재 중인 '대학을 살리자, 지역을 살리자' 기획 시리즈를 보고 해외 주재관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지역 대학의 국제화는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 국제화를 위해서는 먼저 대학 총장을 비롯한 대학 지도자들의 국제화 인식과 실천이 중요하다. 지난달 중순 계명대 이진우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미국 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동창회를 조직하며 졸업생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갖기 위해서였다. 경북대 김달웅 총장도 여러 차례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를 찾아 다양한 활동을 벌인 바 있다.

국제화 시대에 대학총장이 직접 외국을 뛰어다니면서 학교를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외국 문화와 생활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지역 대학들은 단순히 학생들을 미국 현지에 보내는데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연수 프로그램을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

둘째, 대학운영의 국제화도 긴요하다. 대학의 운영 개선은 눈앞에 다가온 한미 간 자유무역 협정체결 등 교육 개방화를 고려해서도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교육 부문의 국가 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져 경쟁력이 낮은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대학 당국은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타파하고 학교 운영의 국제화를 꾀해야 한다. 입학자원 부족, 학생 질 저하, 정부지원 부족을 탓하지 말고 대학 스스로 개혁의 칼자루를 쥐고 구조조정과 운영 개선에 매달려야 한다.

셋째, 지역대학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그리고 지역 업계가 종합적으로 참여하는'산학연 공동 국제화'가 필요하다. 국제화는 대학이나 연구소 위주로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과 연구기관, 관련 업계와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야 제대로 된 국제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국제화 효과는 당장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반드시 열매가 열린다. 치밀한 계획으로 추진하되 고개를 높이 들고 멀리 보아야 한다. 세계의 유수 대학들이 국제화를 통해 자신들의 어려움을 돌파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구권 대학의 문제는 대학당국만의 일이 아니다. 지역 주민 모두의 일이다. 여기에서 나온 열매는 후손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학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총장, 구성원들의 역할과 인식개선이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도민들의 참여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김재수 주미한국대사관 농무관(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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