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이용 휴대폰 소액결제 사기

경찰청 "발신자 번호조작, 이통사 고객센터 사칭한 신종수법"

인터넷전화(VoIP)의 발신자 번호를 조작하고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를 사칭, 휴대전화 가입자의 소액결제 인증번호를 빼내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작년 11월 시내 전화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통해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가 상용화된 이래 이를 이용한 사기범죄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발신자 번호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과 이통사 결제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신종 범죄"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8일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모 이통사 고객센터의이벤트 당첨전화로 위장,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소액결제 인증번호를 알아낸 뒤 이들의 명의로 인터넷 게임사이트의 사이버머니를 구입, 현금 4천여만원으로 바꿔 챙긴혐의(사기 등)로 박모(36)씨를 구속하고 일당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인터넷 상에서 구입한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로 이통사 홈페이지에 회원가입한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곧바로 인터넷전화를 걸었다.

박씨 등은 인터넷전화의 발신자 번호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피해자가가입한 해당 이통사 고객센터의 전화번호를 발신자 번호로 입력한 뒤 인터넷전화를걸어 "무료통화 이벤트 행사에 당첨됐으니 인증번호를 입력해달라"고 속여 400여명의 인증번호를 빼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5일 이 같은 방법으로 알아낸 김모(30)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인증번호를 이용해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모 게임사이트의 사이버머니 5만4천950 원을 결제하는 등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600여차례에 걸쳐 구입한 사이버머니를 환전 사이트를 통해 현금 4천여만원으로 바꿔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휴대전화 소액결제 내역이 피해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돼 범행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증번호를 빼낸 뒤 곧바로 이통사 홈페이지의 회원 가입정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에게 휴대전화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판 일당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