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주택매물 급증 부동산 경기 둔화"

워싱턴 DC, 지난해 比 149%나 늘어

올해 미국의 주택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주택 매물 재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달아올랐던 주택시장이 기존주택과 신규주택을 불문하고 냉각되면서 매입자와 매도자간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월스트리트 저널이 현지 부동산 업체 등을 상대로 전국 13개 주요 지역의 지난 1월말 현재와 지난해말 현재의 주택매물 재고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워싱턴 DC의 경우 매물이 1만7천561 가구로 1년전(7천47 가구)에 비해 149.2%나 급증했다.

또 마이애미는 1만8천299 가구로 1년전(9천230가구)에 비해 98.3%가 늘었고,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뉴욕 맨해튼, 리버사이드도 3천450, 9천130, 1만5천838 가구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88.0%, 86.9%, 69.0%가 증가했다. 이어 보스턴(9천375가구), 뉴저지 교외(2만5천866가구), 디트로이트(3만7천135가구), 필라델피아(4만5천394가구)도 각각 67.4%와 46.4%, 38.0%, 35.3%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휴스턴과 시애틀의 경우 3만3천203가구와 1만3천222가구로 1년 전에 비해 재고가 1.7% 및 3.3% 감소했다. 미 부동산협회(NAR) 통계도 지난해 말 현재의 기존주택 및 아파트 매물은 총 280만 가구로 지난해 11월 말의 290만 가구에 비해서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1년전에 비해서는 26%가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부동산 중개인 찰스 맥린은 매물로 내놓은 뒤 30일간 매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디트로이트도 지난해 4분기 매매가 10% 줄어든 데 이어 최근엔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또 빈 아파트도 늘어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경우 빈 아파트가 지난해말 현재 617가구로 1년전의 397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고, 워싱턴 D.C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신규주택 매물이 2천413가구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900% 이상 급증했다.

이에 앞서 미국 최대의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는 7일 올해 부동산 시장의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2006 회계연도 주택 납품 예상치를 종전의 9천500∼1만2천 가구에서 9천200∼9천900 가구로 하향 조정했다.

미 부동산협회의 데이비드 레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674만 가구로 지난해의 707만 가구에 비해 4.7% 감소하고, 신규주택 판매도 지난해의 128만 가구에 비해 8.5% 줄어든 117만 가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두자릿수로 상승했던 전국 기존주택의 중간가격도 올해는 21만9천200달러로 5%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