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코 마리 투스'는 서서히 양손과 발의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지며 근육이 약해져 걷기가 불편해지는 질병이다. 1886년 영국인 투스, 프랑스인 샤르코와 마리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 그 후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환자가 발견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의 정확한 발병률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경우 인구 2천500명 당 한 명 정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이상이 계속 발견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변종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변종은 15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및 증상
대부분 상염색체 장애가 우성 유전되어 발병하며 드물게 상염색체 장애 열성 또는 성염색체 이상을 통해서도 유전된다. 성염색체 이상의 경우, 염색체 1번이나 17번 이상이 가장 흔하다.
임상 증상, 병리 검사 소견 및 근전도 검사 소견 등에 따라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누어진다. 제1형은 주로 10대, 제2형은 20대 이후 발병한다. 제1형에서는 신경이 굵어지는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귀 뒤쪽에 신경이 만져지면 제1형의 가능성이 크다. 손발에 힘이 빠지고 마르는 것 같은 운동증상이나 손발 감각이 둔해지고 저리거나 쥐가 나는 것 같은 감각증상은 어릴 때 발병할수록 더 심하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가 힘들고 발목을 자주 삐며 걸음을 비틀거리는 것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서서히 생기며 아주 가벼운 경우부터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언제부터 증상이 생겼는지 환자가 모르는 일도 흔하다. 심지어 다른 병 때문에 진찰을 받다가 우연히 샤르코 마리 투스 병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다. 걸음이 이상하다며 자식을 병원에 데리고 온 부모가 이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말초신경과 신경뿌리가 서서히 퇴행함에 따라 다리와 발의 근육이 약해져 발을 움직이기가 힘들게 되고 나중에는 무릎밑 근육도 위축되어 마치 학다리 모양이 된다. 걷기가 장기간 불편해지다 보니 발 모양도 변형된다. 발 안쪽의 살이 빠져서 움푹 들어가게 되고 엄지발가락 모양도 바뀌게 된다. 신경이 잘 전달되지 되지 않으므로 발이 차가워지고 색깔이 변하며 붓기도 한다. 손과 아래팔 근육도 위축된다. 손의 근육이 말라서 마치 손이 갈퀴 같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 무릎위, 팔꿈치 위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 및 치료
일반적인 검사는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경계에 대한 상세한 진찰과 근전도 검사 및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병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 병의 한 형태로 여기저기 신경이 잘 눌려서 증상이 생기는 경우 근전도 검사와 신경조직 검사로 진단한다. 또 다른 형태로 영아기나 소아기에 발병하여 걸음이 늦고 결국 걷지 못하게 되어 어린 나이에 휠체어를 타야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근전도 검사와 함께 뇌척수액 검사가 시행된다. 불행히도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발목이 처지거나 걸음이 불편해 지면 보조기를 사용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시켜주며 저리거나 쥐가 나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을 사용하는 정도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손발이 저리고 힘이 없어지며 살이 빠지는 등 이 병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 가능한 병도 있으므로 미리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정확한 감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현명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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