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뒷심 부족 오리온스…KT&G에 역전패

연고지 대구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때문일까.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가 2005-2006시즌 홈 경기 부진의 악습을 되풀이했다. 오리온스는 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T&G와의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7점 차의 압도적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4대96으로 역전패 당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노리며 상위권 진출을 노렸던 오리온스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오리온스는 19승19패를 기록, 7위로 다시 추락했고 홈 구장에서 9승9패로 5할 승률을 겨우 이어갔다.

대구 팬들은 5일 만원(5천732명)에 이어 평일인 이날에도 3천141명이 경기장을 찾았으나 오리온스는 너무나 어이없는 역전패로 팬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내 선수들의 투지 실종과 감독의 용병술 부재가 패인이었다. 오리온스는 용병 리 벤슨(40점-11리바운드-6블록슛)과 아이라 클라크(28점-8리바운드)가 68점을 합작하며 분전했으나 김병철(7점)과 오용준(3점) 등 슈터들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후반 국내 선수들이 기록한 유일한 득점은 오용준의 3점슛 한방이었다. 3쿼터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김승현(8점)은 화려한 플레이에 집착하다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 당해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리온스 김 진 감독의 경기 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 오리온스가 10점차 이상 여유있게 앞서나가면서 심판진들의 눈에 보이는 균형 잡기 판정이 이어졌지만 김 감독은 적절한 작전타임이나 강한 항의로 이를 끊지 못했다.

반면 KT&G 선수들의 투지는 빛났다. 얼굴 보호대를 차고 나온 김성철(15점)이 몸을 사리지 않았고 용병 단테 존스(32점-19리바운드)와 안토니오 키칭스(22점-10리바운드)는 득점 후 득의 양양한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4쿼터 시작 때까지만 해도 오리온스가 83대72, 11점 차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KT&G의 존스와 키칭스에 밀리면서 점수 차가 줄어들었고 종료 2분 여를 남겨놓고 양희승의 2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로 90대89로 역전 당했다. 오리온스는 91대93에서 오용준의 3점포로 다시 94대93으로 앞섰으나 존스(2점)와 양희승(1점)에게 결승점을 내줬다. 오리온스는 김병철이 종료 14.6초 전 역전 3점슛, 종료 직전 동점 2점슛을 각각 던졌으나 불발하면서 주저앉았다.

원주 동부는 부산 원정 경기에서 KTF를 83대73으로 제압, 24승14패로 2위 울산 모비스(23승15패)와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단독 1위를 지켰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 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 대 안양 KT&G전에서 오리온스 리 벤슨(오른쪽)이 KT&G 단테 존스 앞에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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