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을 전후해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주민 화합행사'가 선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안동지역에는 이·통장협의회와 부녀회, 마을금고, 관변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윷놀이가 하루에도 10여 건씩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윷놀이가 열리는 곳곳마다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이 찾아와 얼굴을 내밀고 악수공세를 퍼붓는 등 선거운동장이 되고 있는 것.
지난 6일과 7일 이틀 동안 안동 풍산읍과 녹전·와룡면, 평화·송하·수상·서구·용상동 등지의 음식점과 경로당, 마을회관, 가정집 등 모두 30여 곳에서 윷판이 열렸으며 윷판마다 3, 4명의 출마희망자들이 찾아와 선거운동을 벌였다.
특히 일부 후보들은 측근들에게 술과 음식 등 윷놀이판 경비를 대주며 교묘하게 윷판을 향응 제공 장소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대편 출마희망자 등과 실랑이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김영식(48·안동시 용상동) 씨 등은 "윷판에 불청객들이 많이 찾아와 본의 아니게 선거판으로 변질되고 있어 출마희망자 출입금지 팻말이라도 붙여야 할 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8일부터 15일까지 읍·면·동별로 각종 대보름 행사가 열리는 상주에서도 이러한 행사가 선거판으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500여명이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잔치를 벌인 사벌면 주민 화합행사에서는 주민들은 예비 후보들에게 '공정한 선거운동'을 주문했다. 마을별 윷놀이에서 일부 주민들은 윷을 던지면서 "윷이야~, 모야~"하는 함성대신 "깨끗한 선거 합시다~, 지역발전 이룹시다~"라는 말로 정치 지망생들에게 화합을 부탁했다.
기초의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모씨는 "행사장에서 주민들이 단일화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며 "자칫 선거로 인해 지역이 분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은 알지만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주민 김정훈(64·사벌면 두릉리) 씨는 "올 지방선거에서는 사벌면이 인근의 중동, 낙동면과 선거구가 묶여 2명의 시의원을 뽑는다"며 "인근 지역에서는 이미 후보를 단일화했는데 우리 지역은 3~5명이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표분산으로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하면 큰 손해 아니냐"고 했다.
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사장이 선거 운동판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일부 지역의 경우 단체별 행사로 축소하거나 아예 행사를 취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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