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부건조증, 자극 적은 비누 사용토록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겨울철만 되면 심하게 건조해지는 피부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가려움이 심해 손톱으로 긁는 바람에 군데군데 상처도 났다. 건성습진, 동계소양증 등으로 불리는 피부 건조증은 겨울철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피부 질환 중 하나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됨에 따라 피부 보호벽 역할을 하는 각질층이 약해지면서 갈라져 수분이 증발,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주로 50대 이후 많이 발병하지만 생활습관이 서구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난방시설이 선진화하면서 실내 온도는 올라간 반면 습도는 내려갔으며 겨울철에도 거의 매일 목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왜 생기나

피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피부 맨 바깥층을 구성하는 표피는 각질세포와 표피지질로 이루어져 있다.

각질세포에는 자연보습인자로 불리는 물질이 있다. 자연보습인자는 주위로부터 수분을 끌어당겨 표피층 수분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한다. 표피지질은 각질세포 사이의 틈을 메워 세포 속 수분증발을 막아주고 오래된 각질세포가 벗겨져 나가도록 만드는 효소를 보호해 준다. 따라서 자연보습인자가 부족해지거나 표피지질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는 건조해진다.

요인은 크게 외부적 원인과 내부적 원인으로 나뉘어진다. 외부적 원인으로는 찬 기온, 건조한 기후, 자외선, 인공난방기 사용, 표피지질이나 땀 생산에 영향을 주는 약물 사용, 세제나 유기용제 등에 의한 표피의 손상 등이 있다. 내부적 원인에는 만성 피부습진, 피부 노화, 아토피 피부염, 유전적 특징, 질환(갑상선·간·신장질환, 종양) 등이 관련된다.

◆증상 및 예방법

주로 정강이나 허벅지 등이 건조해지면서 흰 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나고 점차 피부가 거칠어진다. 더 심해지면 오히려 잘 벗겨지지 않는 두꺼운 각질이 생기게 되고 갈라지기도 한다. 또 피부가 붉어지는 등 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 가려움증으로 인해 피부를 긁을수록 점점 증상이 악화되어 진물이 나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차 세균 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의 원칙은 과도하게 피부 씻는 일을 피하고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 뒤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일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난방기나 온풍기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가습기를 틀어 어느 정도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자극이 적은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하고 화장을 지울 때는 크림 형태의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때도 횟수나 시간을 제한하며 피부 수분 손실을 유발시키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또 목욕할 때 심하게 때 미는 일을 삼가고 목욕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이른 시간 내에 완전히 닦은 후 즉시 피부 보습제를 발라 주어야 한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해 장시간 연고제를 사용하면 고질적인 습관성 피부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증상이 심한 경우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악화 원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 신동훈 영남대의료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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