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 "나도 황태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내가 황태자'

3기(期) 아드보카트호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24.성남)이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새롭게 활로를 뚫었다.

김두현은 9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와 평가전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2번째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3-0 완승에 한 몫을 해냈다.

김두현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30분 이동국(포항)이 김남일(수원)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에 맞고 흐르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강슛, 골문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또 다른 수비수 등 3명이 차례로 막아섰지만 속도가 어찌나 빨랐는지 볼은 이들 3명의 가랑이를 모두 통과하며 시원하게 네트에 꽂혔다.

김두현은 이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한 명에 좌우 뒤편에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이 포진하는 정삼각형 형태의 수비 위주 미드필더 진용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지난 5일 비공개로 열린 미국전에 이어 이 위치에 연속 선발 출전한 것.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달 2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그리스전부터 포백(4-back) 수비와 함께 3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 형태로 포진하는 전술을 실험해왔다.

당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백지훈(서울)이 맹활약을 보이며 자리를 거의 굳힌 데 반해 김두현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김정우(나고야)와 계속 피 말리는 주전 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 전에서부터 감독이 역삼각형 형태를 정삼각형으로 바꾼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1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2명을 후방으로 내려보내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김두현은 갑작스럽게 바뀐 감독의 실험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두현은 그림 같은 쐐기골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강한 압박에 공격수에게 찔러주는 예리한 패스 등 중앙에서 활발히 뛰어다니며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30분 김두현이 골을 성공시키자 '너의 실력은 이제 충분히 검증됐다'는 의미인 듯 곧바로 백지훈을 대신 내보냈다.

지난달 15일 해외 전훈을 떠나기 전 "경쟁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김두현이 그 때의 다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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