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부터 근육이 굳어 가는 난치병을 앓았던 소년.온갖 역경을 딛고 중학교 3년을 마친 소년은 졸업식을 단 이틀 남겨둔 지난 8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대구 계성중 김수겸(16) 군. 20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난치병은 끝내 소년을 하늘로 데려갔다. 계성중은 9일 대구 적십자병원 빈소에 수겸 군 졸업장을 전달했다.
아들의 졸업장을 빛바랜 영정사진에 바친 김영환(46).신점숙(44) 부부. 지난 3년을 매일같이 아들 뒷바자리에 헌신해 왔다. 숟가락조차 들지 못하는 수겸이에게 밥을 먹이고, 쉬는 시간마다 대.소변을 받아 온 부부.
계성중은 부부에게 수겸이 졸업장과 함께 '훌륭한 학부모상'을 수여했다. 우종익(58) 교감은 "세상에 보기드문 아름다운 부모"라며 "수겸이에게 쏟은 부부의 사랑과 정성에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부부의 사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계성중에 입학한 동생 재겸(14)이 역시 형과 똑같은 난치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수겸이가 떠나는 마지막 순간을 재겸이가 함께 했대요. 자기랑 놀다 지친 형이 잠깐 잠든 줄 알았는데,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라는 거예요..."
10일 계성중 졸업식. 이동 학습때마다 도우미를 자처해 휠체어를 밀어왔던 반 친구들은 졸업식에 함께 하지 못한 수겸이 생각에 울음을 참지못했다. 고통속에서도 학업을 계속해 계성고 진학까지 확정됐던 수겸이는 이날 졸업식 대신 장례식을 치렀다.
"수겸이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프다', '싫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친구였어요, 너무 착해서 늘 웃음을 잃지 않았죠." 친구들은 수겸이가 너무 보고싶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