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우석, 2004 논문도 직접 조작 의혹"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릴 테라토마(다양한 종류의 조직세포가 뒤섞인 기형 종양)에 대한 사진촬영 의뢰와 시료전달을 직접 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5년 논문 관련 조작을 지시한 황 교수가 2004년 논문 데이터 조작도 총체적으로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게 하고 있다.

10일 서울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교수가 2004년 논문 제출 수개월 전 서울대 의대 C 교수에게 몸소 들고가 사진촬영을 의뢰했던 정체불명 시료에 'Miz-1'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Miz-1'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이라는 뜻이다.

해당 사진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핵치환 줄기세포 1번'의 테라토마 사진이라는 설명이 달려 실렸던 것과 일치한다.

이는 황 교수가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테라토마를 어디선가 의도적으로 구해 사진을 찍어 달라고 의뢰했음을 의미한다.

당시 황 교수는 파라핀 블록(세포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조직을 투명화한 뒤 조직 사이의 빈 공간을 파라핀으로 채운 중간 단계 시료) 상태의 테라토마 시료를 건네주며 병리학적 검사, 슬라이드 제작, 테라토마 형성 부위에 대한 사진 촬영을 의뢰했으나 실험 내용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미국 체류 중이던 C 교수는 최근 귀국 후 자신의 실험실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보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돼 학교측에 알리고 검찰에서도 같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서울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대 관계자는 "C 교수는 '당시 실험 목적도 몰랐고 Miz-1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 교수는 서울대 조사위가 활동하던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초순 단기연수로 미국 체류 중이어서 e-메일로만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 내용은 조사위 보고서에 실리지 않았다.

당초 황 교수는 테라토마 실험을 서울대 의대 K 교수에게 맡겼으나 실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해당 데이터와 사진은 논문에 사용되지 않았다.

황 교수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사진 조작을 김선종 연구원에게 지시했으며 논문의 핵심 데이터인 핵치환(NT) 줄기세포 4∼11에 대한 DNA 지문분석사용 시료 조작은 '심복'인 권대기 연구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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