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현역입니다".
지난 3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죽전동 '대구.경북 징병검사장'. 2시간 가량 검사 끝에 1급 현역 판정을 받은 대학생 강모(20.경북 포항)씨는 병역증을 받아들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적성에 안 맞아 학교를 그만뒀어요. 군대부터 다녀와서 진로를 생각해봐야죠".
강씨처럼 군대를 가든 가지 않든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징병검사장. 몇 차례 병역비리에도 불구하고 신세대들의 전반적인 병역관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징병검사장 신풍속도를 들여다봤다.
▲ "1급 현역 보내주세요"
징병 검사장 도정화 간호사는 "해가 갈수록 이곳을 찾는 청년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혈압.시력측정을 담당하는 도 간호사는 "-10 디옵터 이상이면 4급(공익근무)이지만 다들 눈이 나쁘다 보니 시력 때문에 면제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차라리 '시력이 나쁘지만 현역으로 꼭 보내달라'는 요청이 더 많다"고 바뀐 세태를 전했다. 지난해는 외국 영주권자가 라식수술을 해서 현역으로 입대한 적도 있다는 것.
▲ "친구야 군대가자"
시력검사실에서 만난 박기헌(20.대학1년)씨는 "동아리 친구와 함께 군 생활을 하기 위해 '동반입대'를 신청했다"며 "혹시 3급이 나오면 떼라도 써 볼 요량"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부터 육군 모집병(기술 지원병 등)에 한해 실시된 '동반입대 복무제'는 해가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친한 동료 1명과 입영부터 전역까지 함께 하는 이 제도는 낯선 곳에서 동고동락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 자격 조건이 신체등위 2급 이상이다보니 '급수를 올려달라'는 반가운 민원(?)까지 낳고 있다는 것. 지난 3일 대구.경북 징병검사장을 찾은 모집병 70여명 절대 다수가 동반입대 신청자였다.
▲ "검사장이야 병원이야?"
요즘 징병검사장을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현대식 시설에 놀란다. 옛 군번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2000년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 들어선 대구.경북 징병검사장은 깔끔한 시설로 이곳이 병역의 시작이라는 부담감을 떨쳐준다.
우선 모든 신체검사 과정이 전산화됐다. 신체검사 대상자는 10개에 달하는 진료과목을 도는 동안 일일이 이름을 댈 필요가 없다. 목에 건 ID카드가 시간을 단축해준다. 병역증도 즉석에서 교부된다.
지난 2004년 8월 준공된 민원인 전용 지하 휴게실은 더욱 눈길을 잡아 끈다. 이 휴게실에는 가족, 친구들이 대기시간동안 TV를 시청할 수 있는 공간과 PC가 설치돼 있다. 신체검사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전송하는 화면을 보면서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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