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독일과 러시아, 캐나다 그리고 미국의 학자들이 각각 저명한 학술지에 흔히 구인(舊人)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어떤 유전적 연결성도 없다는 연구결과를 잇따라 내놓았다.
즉 현생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인 크로마뇽인(新人)과는 전혀 다른 종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과 고릴라 혹은 침팬지 사이 보다 더 큰 유전적 이질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15만년 전에서 2만년전 사이에 존재하다 완전히 멸종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여러 가지 견해를 내 놓는다.
크로마뇽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흡수되었다는 설과 빙하기의 추위에 의해 멸종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 것이다.
이종교배설은 두 가지 화석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의 DNA분석결과 단1%의 연결흔적도 찾을 수 없다는 다른 연구결과가 나옴으로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빙하기 설 또한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동시적으로 생존한 시대가 있는데 유독 네안데르탈인만 멸종했다는 점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력한 제3의 가정은 크로마뇽인에 의한 멸종설이다. 아프리카의 원인(原人)으로부터 15-20만년 먼저 출발하여 유럽을 중심으로 퍼져 있던 네안데르탈인(舊人)을 이후에 발생하여 유럽전역으로 세를 넓혀가던 크로마뇽인(新人)들이 식량확보 등을 이유로 멸종시켰다는 것이다.
한 가지 이유로 다 설명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어쨌든 현생하는 인류의 어떤 인종의 DNA속에도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서구 유럽이 가지고 있는 부친살해의 신화적 전통의 뿌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창세신화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이 사람으로 변한 곰 즉 웅녀와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고 이가 개국한 것이 부족연맹체적 성격의 고조선이라는 부분이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은 아마도 보다 더 진화되고 선진문명을 가진 족속의 의미이고 동굴 속의 호랑이와 곰은 이들을 토템으로 가지고 있던 미개한 족속이라고 상상해봄직하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결혼은 선진문명과 후진문명의 평화적 결합을 의미하는 신화적 메시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먼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부친살해의 신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서구 보다는 훨씬 더 평화와 공존을 중시하는 삶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한 상상일까?
황보진호(하늘북 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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