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본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대구·경북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고향인 대구·경북에 선뜻 투자를 하는 출향인사도 있고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지역의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치고 지역을 위해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어 지역의 미래를 희망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벤처기업인 (주)미리넷을 경영하는 이상철 회장.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태양전지 생산공장 부지를 물색하던 그에게 경기도와 전남도는 공장용지 무상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고심 끝에 대구 투자를 결심하고 지난해 대구시 달서구 옛 삼성상용차 터에 자리를 잡았다. 올 하반기부터 가동 예정인 공장의 예상 매출은 1조 원이 목표. 그를 아는 사람들은 "울진이 고향인 그가 대구에 공장을 지은 것은 세계솔라시티총회를 개최하는 등 태양광 발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대구시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나아가 고향 발전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자는 뜻"이라고 평가한다.
모발 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의 김정철 경북대 의대 교수. 보건복지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모발센터 건립을 약속하며 김 교수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병원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인재 스카우트 1순위로 김 교수를 꼽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그를 데려가 국제적인 모발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미가 고향인 김 교수는 대구에 국제적인 모발이식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작년에 대구시에 사업안을 제출했으나 대구시는 180억~19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를 잘 아는 인사들은 "김 교수를 활용해 모발 이식 산업을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김 교수가 다른 지역으로 훌쩍 떠날까 걱정하고 있다.
지난 3일 대구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특강을 한 권영호 인터불고 그룹 회장. 울진이 고향인 그는 이날 특강에서 "수익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1천억 원을 투자해 인터불고호텔을 지은 것은 대구가 국제행사를 제대로 치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자는 뜻에서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구시 요청에 따라 엑스코 인근에도 특급 호텔을 건립하는 등 지역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매년 지역 학생 6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벤처 1세대의 선두주자인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도 고향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2004년 외지기업을 대구에 유치하기 위한 모델을 무료로 기꺼이 맡아 달성2차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분양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형도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지역에 기꺼이 투자하는 출향인사나 스카우트를 뿌리치고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뜻과 노력을 제대로 승화시켜 지역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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